공청회야 청문회야?…미방위, 미래부에 “700MHz 내놔라”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공청회라는 이름을 빌었지만 미래창조과학부에 대한 무차별 압박과 강요가 이어진 자리였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이하 미방위)는 11일 700MHz 대역 용도 관련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공청회에는 조규조 미래창조과학부 전파국장과 정종기 방송통신위원회 방송정책국장, 이상운 나서울대 멀티미디어학과 교수, 홍인기 경희대 전자전파공학과 교수가 참석했다.
의견을 들어야 하는 공청회 자리였지만 공청회를 주최한 미방위 소속 의원들은 듣기보다는 일방적으로 조규조 미래부 전파국장을 공격하고 자신들이 원하는 답을 강요하는 자리였다. 공청회라기 보다는 청문회라는 이름이 더 어울리는 자리였다.
◆700MHz 아니면 주파수 없나?=이날 조 국장에게 가장 많이 나온 질문 중 하나는 바로 이동통신에서 700MHz 말고 이용할 수 있는 주파수가 있냐 없냐였다. 대답은 단답형으로 요구했다.
조 국장은 이동통신 3사의 수요를 감안할 때 700MHz 주파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지만 예, 아니오 대답만 강요받았다.
송호창 의원은 "이 자리는 조 국장이 하고 싶은 얘기를 하는 곳이 아니라 우리가 확인하고 쟁점을 정리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업계간 부처간 쟁점이 엇갈리는 상황인 만큼, 해당 부처 담당자의 의견을 수렴하기 보다는 자신들 입맛에 맞는 대답만을 요구한 셈이다.
통신업계를 대신해 발제한 홍인기 교수는 비슷한 질문을 받고 "예 아니오 하면 대답하기 어렵다. 대화하자고 하면서 질문을 이렇게 하면 호도하려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상파가 모든 가치의 우선?…국민들이 원한다?=이날 공청회에 참여한 모든 미방위원들은 강도는 달랐지만 한결같이 미래부에 주파수 포기를 강요했다. 이유는 지상파 방송의 보편적 서비스 가치가 이동통신 서비스의 가치에 우선한다는 것이다.
우상호 의원은 "재난망에 주파수를 우선 배정하기로 한 것은 공공서비스라는 이유기 때문"이라며 "이 기준을 보면 방송이냐 통신이냐 정책 우선순위는 쉽게 결론이 난다"고 말했다.
유승희 의원 역시 "직접수신 비율이 낮다고 주파수를 배분하지 말라는 것은 이들은 UHD 방송 시청하지 말라는 것이냐"며 "상업적 논리로 방송법에 전면적으로 배치되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유승희 의원은 "국민들이 원하고 있다"며 "지상파 UHD 방송이 시급한 만큼, 주파수 정책을 빨리 확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방송의 보편적 서비스로의 가치는 분명히 있지만 현재 HD 방송을 하는 마당에 전국 UHD 방송에 대해 그 같은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별개라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국민 대다수가 UHD 지상파 방송을 원하는지는 알길이 없다.
오히려 홍인기 교수는 "공익성을 얘기하는 데 방송과 통신을 갈라서 얘기하면 안된다"며 "국민들이 50인치 넘는 큰 TV로 고화질 볼지, 통신서비스 속도 떨어지는 것을 선택하라고 하면 결과가 어떻겠느냐"고 말했다.
조규조 국장도 "기본적으로 공공성이 모든 주파수 분배시 공공성만 우선으로 해야 하는지는 검토해봐야 한다"며 "만약 그렇게 중요하다면 전파법에 명시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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