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눅스 x86 시스템 구축, 너무 겁먹지 마라”…한국거래소의 조언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자본시장 거래시스템 최초로 리눅스 기반의 x86 서버를 주전산시스템에 적용하는 사업이었던 만큼, 처음에는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돼야 하나, 성능이나 안정성 등은 잘 나올까. 그런데 글로벌 조사를 하고 막상 프로젝트를 시작해보니, 그동안 나왔던 얘기들이 너무 왜곡됐거나 과장된 측면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죠. 실제 직접 해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 마치 전문가인 것처럼 말하는 경우가 많더군요.”
이창진 한국거래소(KRX) IT 기반 기술팀장은 17일 한국HP가 개최된 차세대 x86 서버 신제품 출시세미나에 참석, 이같이 말했다. 앞서 지난 3월 3일, KRX는 2년 여의 준비 끝에 차세대시스템인 ‘엑스추어 플러스(EXTURE+)’를 본격 가동했다.
엑스추어플러스는 시장매매시스템 최초로 레드햇엔터프라이즈 리눅스(REHL) 운영체제(OS)와 HP x86 서버를 비롯해 플래시 기반의 스토리지, 로우레이턴시(저지연) 스위치 및 인피니밴드 등의 네트워크 장비를 도입한 프로젝트다. 이밖에도 미들웨어, 데이터베이스 역시 자체 개발한 프레임워크를 적용하며 성능을 높였다.
이 팀장은 “리눅스 마이그레이션(이전)을 기반으로 한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통해 성능, 안정성, 비용절감까지 모두를 만족해야 했다”며 “특히 거래소는 IT기반의 산업으로 IT 비용이 전체 예산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비용이 중요한 이슈”라고 설명했다.
이미 나스닥이나 런던증권거래소 등 해외증시시스템 대부분이 리눅스 기반의 오픈 시스템으로 전환하며 거래 속도를 대폭 높였고, 궁극적으로 베트남이나 말레이시아 등으로의 거래시스템 수출 등을 고려할 때 국제 경쟁력 측면에서 반드시 거쳐야하는 과정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고민도 많았다. 국내 금융권에서는 이러한 조합으로 시스템을 구성한 전례가 없었고, 안정성이나 인력확보 등을 비롯해 막연한 우려가 있었다. 그런데 막상 시작하자 이는 기우였음을 알게 됐다.
이 팀장은 “이미 해외 레퍼런스가 많았고, 기술검증(PoC)이나 선도기간 등을 거치면서 충분한 제품 테스트를 거쳤고, 리눅스 전문가 역시 유닉스에 비해선 적긴 했지만 우려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드웨어(HW) 측면의 안정성 역시 우려할 수준이 아니었기 때문에 여기에 대해선 고민하지 않았고, SW 역시 유닉스로 돌아가던 것들은 대부분은 리눅스에서도 잘 구동됐다”며 “오히려 이는 애플리케이션단에서 커버해야 할 부분이 많아 차라리 프로그램 정교화에 시간을 쏟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보안취약성에 대한 우려도 존재하지만, 리눅스는 보안패치가 오히려 빨리 지원되는 편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이번 시스템 구축 이후 KRX는 이전 유닉스 기반 이전 시스템 대비 64% 수준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고, 스케일아웃 형태로 구성돼 확장성이 용이하다고 이 팀장은 설명했다.
그는 “향후 자체개발한 초고속 미들웨어를 일부 보안하고 고성능 저비용 기술개발을 사용화해 이를 전사적으로 확대하는 한편, 해외수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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