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인간 뇌 구조 닮은 ‘시냅스’ 칩 발표…삼성과도 협력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IBM(www.ibm.com)이 인간 두뇌와 같은 원리로 동작하는 새로운 컴퓨팅 칩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이는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백만개의 뉴런과 2억5600만개의 시냅스, 1와트로 초당 460억번의 시냅틱 작동이 가능한 새로운 뉴로모픽 컴퓨팅 칩으로, 향후 인지 컴퓨팅 기술을 사회에 적용할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칩 개발은 삼성전자의 28나노미터(nm) 공정 기술을 통해 제작됐다.
IBM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코넬 공대와의 합작으로 이뤄진 것으로, 기존 컴퓨팅 기술과는 달리 인간 두뇌의 인지 역량과 초저전력에 초점을 맞췄다.
보통 인간 두뇌는 신경세포체와 수상돌기, 축삭돌기 등 세부분으로 나눠진 뉴런에 의해 동작하며, 뉴런 사이에서 신호를 전달하는 시냅스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IBM 연구는 마치 이러한 인간의 뇌처럼 생물학적 시스템의 뉴런과 시냅시스의 교착 사이에서 발생하는 현상을 재생하는 알고리즘이자 실로콘 회로인 뉴로시냅틱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IBM 과학자들은 이를 기반으로 지속적인 연구를 해 왔으며, 이번에 발표된 2세대 칩은 2011년에 공개된 최초 싱글 코어 하드웨어 프로토타입과 2013년에 공개된 새로운 프로그래밍 언어 및 칩 시뮬레이터 등을 포함한 소프트웨어 생태계 등 10여년 간의 연구개발 결과물이라는 설명이다.
새로운 인지 칩 아키텍처는 54억개의 트랜지스터로 구동하며, 4096개의 분산된 디지털 뉴로시냅틱 코어로 구성된 2차원 온칩 메시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온칩 메시 네트워크는 칩에 내장된 메시 네트워크로, 메시 네트워크는 인터넷망을 이용하지 않고 컴퓨터와 컴퓨터를 직접 연결해 정보를 주고받는 네트워크를 말한다.
각 코어 모듈은 메모리, 연산, 통신이 통합됐고, 이벤트 발생에 따라 병렬적으로 무정지형(fault tolerant) 방식으로 작동된다. 단일 칩의 한계를 넘어 시스템을 확장하기 위해, 인접한 칩들을 타일 구조로 배치하면, 칩들이 서로 원활하게 연결되면서 미래의 뉴로시냅틱 슈퍼컴퓨터를 위한 기반을 마련해준다.
확장성을 위해 IBM은 1600만 개의 프로그램 가능한 뉴런과 40억개의 프로그램 가능한 시냅스로 구성된 16칩 시스템을 선보였다. 실시간 작동시 소비 전력은 최신 마이크로프로세서보다 훨씬 적은 70mW로 동작된다. 우표 크기에 불과하며 보청기 배터리 수준의 전력으로 작동하는 셈이다.
다멘드라 모드하 IBM 펠로우 겸 IBM 리서치 뇌 구조 컴퓨팅) 부문 수석 과학자는 “뇌 구조를 닮은 칩들은 감각 인식이 가능하고 지능적인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모바일 기기를 혁신하게 될 것”이라며 “이 칩이 탑재된 모바일 기기는 와이파이 없이 손 안에서 작동 가능하게 되며, 이는 컴퓨팅 역사상 중대한 변혁의 순간을 만들어낸 IBM의 리더십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국방부 산하 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지난 2008년부터 시냅스 인지 컴퓨팅 프로젝트를 위해 4단계로 나눠 약 5300만 달러의 연구비를 후원했다. 현재 공동 연구기관들로는 코넬공대와 이니랩스(iniLabs) 등이 있다.
또한 이 시냅스 칩은 고집적도 온칩 메모리와 저누설(low-leakage) 트랜지스터로 구성된 삼성의 28nm 공정 기술을 활용해 제작됐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마케팅의 한승훈 상무는 “전통적 공정을 활용해 극소량의 전력으로 엄청난 양의 센서 정보 처리가 가능하며, 상업용 저전력 모바일 기기에 사용되는 인간 뇌를 모방한 칩을 개발했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업적”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새로 개발된 칩은 칩 시뮬레이터, 신경과학 데이터, 슈퍼컴퓨팅, 뉴런 규격, 프로그래밍 패러다임, 알고리즘과 애플리케이션, 프로토타입 설계 모델을 모두 포괄하는 수직적 엔드-투-엔드 통합 생태계로 구성된다. 시냅스 생태계는 설계에서부터 개발, 디버깅 및 실행에 이르는 프로그래밍 과정의 모든 측면을 지원한다.
IBM은 이같은 새로운 기술 역량을 사회에 소개하기 위해, 대학교, 고객, 파트너, IBM 직원들을 위한 새로운 강의 과정도 개발했다.
시냅스 생태계는 다양한 종류의 센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상황별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 통합하며, 복잡한 실제 환경에서 발견되는 모호함을 처리가 가능하다.
한편 IBM은 지금까지는 전력, 규모, 속도로 인해 제한적이었던 복합감각 뉴로시냅틱 처리를 모바일 기기에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또한 새로운 이벤트 구동 방식의 센서를 칩에 통합하고 있으며, 뉴로시냅틱 시스템에 의해 가속화되는 실시간 멀티미디어 클라우드 서비스와 궁극적으로 100조개 이상의 시냅스로 규모를 확장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보드에 다량의 칩을 타일 구조로 배치시킨 뉴로시냅틱 슈퍼컴퓨터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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