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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펀드, LG에 LG실트론 상장 중단 손해배상 소송… LG는 강력 대응

한주엽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보고펀드가 25일 지주사 ㈜LG와 구본무 LG 회장 등에게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LG실트론의 상장 중단으로 손해를 봤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LG는 ‘배임강요’와 ‘명예훼손’ 맞소송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보고펀드는 2011년 7월 구본무 회장 지시로 LG실트론 상장절차가 중단된 데 따른 손해배상책임 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고 25일 밝혔다. 보고펀드는 “2010년 6월 LG와 주주간 계약을 기반으로 LG실트론 이사회 결의를 거쳐 상장을 추진했다”며 “그러나 2011년 7월 하순에 구본무 회장의 지시로 상장 추진작업이 중단됨으로써 투자금 회수의 기회를 잃었다”고 소 제기 이유를 밝혔다. 아울러 “LG실트론의 무리한 계열사 지원으로 실적이 악화됐고 시장상황 변화로 상장자체가 불가능해져 투자금 회수와 유동화 기회를 상실하는 손해를 입었다”며 “구 회장 지시로 상장이 중단된 사정은 관련 이메일로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보고펀드는 LG실트론의 사업실패 원인을 파악해 책임소재를 가리겠다는 계획이다. 보고펀드는 “LG실트론은 2011년부터 발광다이오드(LED)용 6인치 사파이어 웨이퍼 사업에 1140억원을 투자했으나 2년 동안 36억원의 매출을 올리고는 결국 사업을 철수했다”며 “당시 시장수요가 충분했던 2인치 및 4인치 웨이퍼사업을 선택하지 않고 LG계열사인 LG이노텍이 필요로 했던 6인치 사업을 추진한 사유와 투자목적에 대해 주주로서 장부 열람 및 등사신청을 25일 청구했다”고 밝혔다.

LG는 이러한 보고펀드의 주장을 전면 부인하고 반박했다.

LG는 이날 자료를 통해 “구본무 회장이 LG실트론의 기업공개를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는 보고펀드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LG는 “LG실트론 경영진은 2011년 당시 일본지진, 유럽 재정위기, 미국 신용등급 하락 등 금융시장이 연중 내내 극도로 불안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하면 주식시장에서 물량이 소화될 수 없을 뿐 아니라, 소액주주에게 피해가 전가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주주들에게 상장 연기를 제안했다”며 “LG실트론 경영진의 이 같은 의견에 대해 LG실트론 지분 51%를 보유한 1대 주주인 ㈜LG도 동의를 한 것이며, 1대 주주로서 당시 기업 공개 상황의 적절성과 같은 경영상의 판단을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고 밝혔다. LG는 또 “보고펀드 역시 당시 자본시장 환경의 어려움을 인식했기에 상장 연기에 대해 어떤 반대 의사도 표명한 바 없었다”고 부연했다.

LG는 오히려 LG실트론의 상장을 보고펀드가 무산시켰다고 주장했다. LG는 “2012년 10월 증권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 승인까지 득했으나 보고펀드는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기 직전 공모가가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일방적으로 상장 철회를 주장해 기업공개를 무산시켰다”고 설명했다. 6인치 사파이어 웨이퍼 사업 실패에 대해서도 “향후 상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보고펀드 측 이사 2인이 참여한 이사회에서 두 차례 보고와 승인을 거쳐 투자를 만장일치로 결정한 것”이라며 “2013년 사업 중단도 수익성 확보가 어려움에 따라 이사회 논의를 통해 결정됐다”라고 말했다.

LG 측은 “LG와 보고펀드의 주주간 계약서에 반드시 상장을 해야 한다거나 언제까지 완료해야 한다는 조항은 전혀 없다”며 “회사가 상장을 추진함에 있어 가격, 신주공모 및 구주매출 주식 수 등에 대해 주주간 상호 협의키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LG 측은 “보고펀드가 해당 산업에 대한 이해 없이 LG시트론에 과도하게 집중 투자했고 그에 따른 손실을 LG가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라며 “변양호 대표 특정 개인의 영향력으로 펀드를 구성해 부실하게 관리하고 운영해 온 책임을 전가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LG에 따르면 보고펀드는 2007년 LG와 일체의 사전협의 없이 동부그룹이 보유하고 있던 LG실트론 지분을 경쟁입찰을 통해 있수했다. 이 과정에서 대규모 인수금융이 동원되기도 했다.

LG는 “보고펀드가 LG실트론의 지분을 현재 기업가치보다 현저히 높게 매입해달라며 LG 경영진의 배임을 지속적으로 강요, 압박해 왔다”며 “배임강요 및 명예훼손 소송 등 강력한 법정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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