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 ‘국내 1000만 다운로드’ 시대 저무나
- 마니아 겨냥한 미드코어 게임 활성화…캐주얼 게임 설 자리 좁아져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앞으로 국내 시장에서는 단일 모바일게임으로 1000만 다운로드 기록을 달성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물론 누적 기준으로 몇 년 만에 1000만 다운로드 고지에 오를 순 있겠지만 예전처럼 출시 이후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 단기간에 메가셀러 대열에 들기란 가뭄에 콩 나듯 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는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이 고도화되면서 폭넓은 이용자층을 겨냥해 이른바 박리다매가 목표인 캐주얼 게임의 설 자리가 좁아지고 마니아층이 즐기는 역할수행게임(RPG) 등 미드코어 장르가 자리를 잡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1000만 다운로드 게임은 퍼즐게임 ‘포코팡’이 마지막이었다. 출시 5개월만인 지난 3월 1000만 다운로드 기록을 달성, 카카오게임 플랫폼 오픈 이후 10번째로 메가셀러 대열에 들었다.
올해 1월 출시된 퍼즐게임 애니팡2의 경우 이달 초 1000만 다운로드 돌파를 발표했으나 이는 국내가 아닌 글로벌 기준이다. 선데이토즈 측은 이달 중순께 국내 1000만 다운로드를 넘길 것으로 예상했다.
애니팡2와 함께 올해 출시작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기록 중인 ‘쿠키런 문질문질’은 현재 170만 다운로드를 넘겼다. 지난달 27일 출시된 퍼즐게임이다. 지금의 성장 추세를 감안하면 연말께 1000만 다운로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성공한 전작의 후광을 입은 두 캐주얼 게임도 1000만 다운로드 달성엔 수개월이 걸리는 추세다.
이를 감안하면 향후 나올 게임의 경우 글로벌 동시 출시가 아닌 이상 국내 출시만으로는 지난해 위메이드가 출시해 12일만에 1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한 ‘윈드러너’의 기록을 넘어서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계산이 나온다.
모바일게임 업계에 10년 이상 몸담은 한 인사는 “예전엔 짧은 기간에 하나의 게임에 올인할 수 있는 환경이었는데 이제 카카오게임 수가 많아져 단기간에 1000만 게임이 나오기가 어렵다”며 “캐주얼 장르보다 적은 이용자로 매출을 빨리 끌어올리고 유지할 수 있는 미드코어 장르에 업계가 주목하는 이유”라고 진단했다.
현재 국내 모바일게임 매출 순위를 보면 RPG 등 미드코어 게임이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의 1위인 ‘블레이드’와 3위 ‘몬스터길들이기’, 4위 ‘세븐나이츠’, 6위 ‘별이되어라’, 8위 ‘영웅의군단’, 9위 ‘불멸의전사’, 10위 ‘드래곤가드’ 등 최고매출 10위권 내 게임 중 7종이 RPG다.
이 가운데 영웅의군단을 제외한 6종의 게임이 모두 카카오 플랫폼을 통해 출시됐다. 캐주얼모바일게임의 부흥기를 이끌었던 카카오 게임 플랫폼에서도 RPG가 대세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캐주얼에서 미드코어 장르로의 트렌드가 넘어가는 모습이 본격적으로 전개되고 있다”며 “온라인게임 유저도 모바일로 넘어왔고 최근에 고퀄리티 모바일게임이 나오면서 이들의 기대도 충족시키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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