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 합병, '시너지 효과' 있다? 없다?
[디지털데일리 심재석 이대호기자] 다음커뮤니케이션(대표 최세훈)과 카카오(공동대표 이제범, 이석우)가 합병을 선언했다. 국내 2위의 포털과 1위의 모바일 메신저가 결합한 것. 10년간 네이버가 독주해온 국내 인터넷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날 공시에에 따르면, 양사는 오는 8월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3200여명 규모의 인터넷 기업이 탄생된다. 당분간 독자성을 유지하면서 순차적인 시너지 창출을 꾀한다는 게 양사 계획이다.
통합법인 다음카카오는 일단 유무선 통합 플랫폼을 구축한 네이버와 사업모델이 비슷하다. 포털과 모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보유한 인터넷 기업이 되는 것이다. 시가총액은 3조원대로 다음이 약 1조원, 카카오는 2조원대 수준으로 평가된다.
다음카카오 출범에 대한 업계 평가는 호의적이다. 다음의 기술력과 콘텐츠, 카카오의 플랫폼을 결합해 시너지를 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전 세계 인터넷 시장의 트렌드인 모바일 플랫폼 부문에서 양사가 추진력을 확보하게 됐다.
특히 모바일 시장에 꾸준히 도전했지만 번번이 실패를 겪은 다음은 한 번에 국내 1위의 모바일 플랫폼을 손에 쥐게 됐고, 지난 2~3년 동안 급성장 했지만 시장 포화로 지속적 성장에 의구심이 제기됐던 카카오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재도약의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됐다.
다음 최세훈 대표는 "카카오의 강력한 모바일 플랫폼 경쟁력과, 다음이 보유한 우수한 콘텐츠 및 서비스-비즈니스 노하우, 전문기술이 결합하면 최상의 시너지 효과를 내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황승택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합병에 대한 시너지는 카카오는 다음의 '인프라'를 사고, 다음은 성장동인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면서 “다음은 카카오플랫폼을 통한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카카오는 전략적인 신사업 추진 및 발굴, 해외 진출 등에서 다음의 리소스를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두 회사의 통합에 의문을 갖는 시각도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두 회사 서비스의 영향력이 국내에 한정돼 있다는 점이다.다음이 포털사업자 2위라곤 하나 네이버와 사업 규모 격차가 상당히 크고 카카오도 글로벌 시장 공략에서 라인(LINE)이나 위챗, 왓츠앱에 비해 열세를 보이고 있다.
인터넷 업계 한 관계자는 “인터넷 시장은 이제 글로벌 전쟁”이라면서 “국내 서비스에 한정된 두 회사의 합병이 해외 시장에서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양사는 합병계획을 발표하며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설정했다 “양사의 핵심 역량을 통합해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정보-생활 플랫폼을 구축,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 환경에서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합병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네이버를 보면, 포털서비스와 모바일 메신저가 서로 큰 시너지를 일으킬 지는 의문이다. 일본에서 모바일메신저 시장을 독식한 네이버는 지난 해 결국 일본 포털 사업을 접었다. 모바일메신저의 성공이 포털서비스를 견인하지 못한 것이다. 반대로 네이버는 국내에서 독보적인 1위 포털이지만, 라인 메신저는 카카오톡에 한참 뒤져있다.
앞선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의 합병으로 새롭고 획기적인 서비스가 탄생할 수도 있지만, 현재까지 보여준 두 회사의 서비스들의 시너지 효과는 분명치 않다”고 말했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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