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 연내 상장… 오너 3세들 상장 차익 어디다 쓸까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삼성SDS가 8일 “연내 상장을 추진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회사 측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외부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고 상장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선 삼성SDS의 상장을 이재용 부회장 등 경영권 승계를 위한 사전 작업인 것으로 해석한다. 삼성SDS가 상장되면 오너 3세들이 상당한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이 현금을 상속 증여세로 쓰거나 중요 계열사의 지분을 더 확보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3월 삼성SDS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삼성SDS의 발행 주식 수는 총 7737만7800주(액면가 500원)다. 최대 주주는 삼성전자 측이다. 삼성전자는 삼성SDS의 주식 1747만2110주(22.58%)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물산과 삼성전기도 각각 1321만5822주(17.08%), 609만9604주(7.88%)를 갖고 있다. 개인 자격으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70만4312주(11.25%)로 가장 많은 주식을 보유 중이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사장이 각각 301만8859주(3.90%)씩, 이건희 회장이 9701주(0.01%)를 갖고 있다. 이 회장 일가가 보유한 삼성SDS 지분만 19.06%다.
장외주식거래업체인 피스톡에 따르면 7일 종가 기준 삼성SDS의 주당 가치는 14만9500원이다. 주당 가치와 총 발행주식을 곱해보면, 삼성SDS의 시가총액은 11조5679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삼성전자를 포함한 그룹 계열사의 시스템통합(SI) 사업을 도맡고 있는 삼성SDS의 안정적 수익구조 및 상장 프리미엄을 감안할 경우 공모가는 장외가격을 훌쩍 뛰어넘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일각에선 업종이 같은 SK C&C의 주당 가격이 15만원 안팎임을 감안할 때 공모가가 20만원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견해도 내놓고 있다. 7일 장외 시장 종가 기준(14만9500원)으로 계산하면 이 부회장은 1조3012억원을,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이 각각 4513억원의 현금 확보 여건이 마련되는 셈이다.
물론 아직 삼성SDS의 공모 가격과 방식은 정해지지 않았다. 이 부회장 등이 보유한 지분의 경우 대주주 보호예수 기간이 있어 당장 차익을 실현하기도 힘들다. 그러나 향후 이뤄질 수 있는 계열 분리 과정에서 핵심 계열사 주식을 사거나 이 회장의 주식을 증여받을 때 세금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삼성 계열사들이 사업구조 재편을 위해 분리, 합병 등을 추진하고 있어서 이 같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의 경우,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 4151만9180주(20.76%)를 물려받은 후 삼성SDS 상장을 통해 마련된 현금을 세금으로 낼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의 지분 1062만2814주(7.21%)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상장 후 삼성생명과 삼성SDS의 주가 향방을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한편 이 부회장 등은 지난 1999년 삼성SDS가 발행한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주당 7150원에 인수하며 주요 주주 자리에 올랐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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