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 無·영세 제조사”…자존심 상하는 KT·팬택, ‘와신상담’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KT와 팬택이 이동통신 시장에서 자존심을 구기고 있다. KT는 통신업계의 맏형으로 인정받고 있는 역사와 전통이 있는 회사다. 팬택도 거대한 제조사가 나가 떨어지는 스마트폰 시대에서 생존하며 만만치 않은 기술력을 자랑했다. 하지만 최근 두 회사는 CEO 교체에 실적부진, 워크아웃 등에 돌입하며 주변으로부터 걱정을 받는 처지가 됐다.
불법보조금과 관련해 이통3사에 징계가 내려진 13일 방송통신위원회의 전체회의는 두 회사의 현주소를 명확히 보여줬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3일 전체회의를 열고 불법 보조금 지급으로 이용자를 차별한 이통3사에 과징금 및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방통위 조사결과 위반을 주도한 사업자는 LG유플러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LG유플러스는 위반점수 93점을, SK텔레콤이 90점을 기록했다. KT의 위반점수는 경쟁사보다 무려 50점 가량 낮은 44점에 불과했다.
2위와 엄청난 점수 차이 탓에 SK텔레콤은 위반 2위를 기록했지만 일주일간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2~3위간 차이가 미미했다면 위반을 주도한 사업자인 LG유플러스만 단독 영업정지를 받았겠지만 2위를 봐주기에는 3위 KT의 위반율이 너무 낮았다.
위반율이 낮은 것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도 있었지만 체력이 뒷받침 되지 못한 것 아니냐는 견해도 있었다. 이석채 전 회장이 불명예 퇴진한데다, 위성매각 사건, 자회사 직원이 연루된 3000억원대 대출사기 사건, 개인정보 유출 등의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보조금 경쟁을 치룰만한 여력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것이다.
양문석 상임위원은 “KT가 2등하고 50점차인인데 KT가 국악소녀 말고는 존재감이 시장에서 없어졌다. (이번 영업정지는)KT에게 엄청난 기회일 수 있다. 이참에 이석채 전 회장이 벌여놓은일을 잘 수습하고, 본원적 경쟁에 나서기 바란다”고 말했다.
최근 두 번째 워크아웃에 돌입한 팬택은 최근 중소, 영세 휴대폰 제조사로 불리우고 있다.
최근 이준우 팬택 사장은 방통위원들을 만나, 이통사들의 영업정지에 대해 선처를 호소했다. 영업정지는 내수 비중이 높은 팬택에게는 치명타이기 때문이다.
이에 이경재 위원장은 참고인 진술차 참석한 이통사 임원들에게 팬택 휴대폰을 많이 구매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SK텔레콤에 “영업정지 기간이 길어지면서 영세 제조사가 위기에 몰려있다”며 “정책적으로 잘(영세 제조사를 지원하는 것) 한다면 (향후 징계에서) 고려대상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KT에게도 “강제하는 것은 아니지만 단말기 구입할 때 영세한 제조업체들이 잘 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잘해서 다양한 업체들이 경쟁관계 형성할 수 있도록 기여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양문석 위원도 “팬택 사장 얘기에 울컥했다. 사고는 다른 곳이 치고 피해는 다른 곳이 입는 구조다. 팬택은 워크아웃 중이다. 중소기업 생존에 위협 가하는 것 아니냐”며 이통사들을 비판했다.
팬택이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연간 매출이 2조원이 넘는 회사다. ‘중소’, ‘영세’라는 단어는 사실 팬택에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팬택은 회사 정상화에 도움이 된다면 이 같은 동정어린 시선도 감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시장에서 존재감을 의심받은 KT나 영세업체 취급을 받고 있는 팬택이나 기분이 좋을리 없다. ‘와신상담’, ‘권토중래’라는 사자성어를 곱씹을 필요가 있는 KT와 팬택이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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