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위 에어컨 공세 펼치는 삼성, 인버터‧정속형 쌍끌이 전략
- 프리미엄부터 보급형까지 모든 제품에 집중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삼성전자가 연초부터 에어컨 판매 확대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전통적인 예약판매 기간임을 고려하더라도 예년과 다른 부분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눈길이 간다.
현재 삼성전자의 주력 에어컨은 ‘스마트에어컨 Q9000’ 시리즈다. 작년에 선보인 모델을 한층 업그레이드한 것이 특징이다. 항공기 제트엔진의 기류 제어방식을 적용한 회오리 팬과 공기 저항을 줄이는 아이스 딤플을 더했고 한계령의 기류패턴을 측정해 구현한 자연 풍량에 새와 파도 등의 자연 음향을 들려주는 ‘휴(休) 바람’과 리모컨에 ‘다이렉트 제습’을 추가했다.
Q9000 외에 일반 스마트에어컨도 준비되어 있다. 이들 제품은 모두 예외 없이 초절전 디지털 인버터가 적용되어 있다. 삼성전자도 인버터를 대대적으로 마케팅하고 있다. 기존 정속형 에어컨과 비교했을 때 전기료 절감 효과가 높기 때문이다. 물론 상대적으로 에어컨 가격이 비싸지는 것은 감수해야 한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인버터와 함께 정속형 에어컨(스탠드형)을 모두 내세워 국내 에어컨 시장점유율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내부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는 “인버터가 아닌 일반 정속형 에어컨 모델을 따로 준비하고 있다”며 “모든 에어컨 모델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겠다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삼성전자가 정속형 에어컨을 준비하는 이유는 동부전자 사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동부대우전자는 작년 실속형 에어컨을 출시해 10만대 이상을 판매했다. 당초 예상치인 7만대를 훌쩍 뛰어넘는 성과다. 당장 눈에 보이는 가격이라는 장점이 전기료를 누른 결과로 풀이할 수 있다.
당연하지만 인버터가 정속형 에어컨보다 전기료가 덜 나온다. 문제는 가격이다. 적어도 20만원 가량 차이가 발생하다보니 소비자가 느끼는 체감 가격 차이가 적지 않다. 더구나 삼성전자는 앞으로 생활가전에 특정 모델을 사용할 수 없다. 전사차원의 전략이라지만 어쨌든 마케팅 활동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정속형, 그러니까 가격 부담을 줄인 실속형 에어컨은 여러모로 판매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해당 모델은 스마트 기능을 과감히 제거해 가격 부담을 줄였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스탠드형 에어컨을 100만원 이하에 판매한다면 브랜드 인지도, 애프터서비스(A/S) 등에서 유리한 점이 많아 판매에 상당한 상승 요인을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2013년 에어컨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상태다. 프리미엄 제품이 실적을 이끌었으나 계절적 영향을 많이 받는 제품 특성상 올해도 같은 패턴이 반복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말 그대로 모든 제품을 잘 팔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모델도 100만원대 중반까지 가격을 떨어뜨려 상당한 재미를 봤다”며 “실속형 제품이 출시될 경우 경쟁사에 전방위 압박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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