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6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삼성 애널리스트 데이’에서 “모든 것이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2020년 매출 목표인 4000억달러를 넘어설 수도 있다”며 “2020년 전에 4000억달러 매출이 실현하는 것이 내부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9년 2020년 매출 4000억달러, 전자업계 압도적 1위, 글로벌 톱 10 기업 달성이라는 장기 비전을 발표한 바 있다. 이날 권 부회장은 “예상보다 훨씬 잘 가고 있다”며 자사가 지속 성장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권 부회장은 전자 산업계의 성장 둔화세로 많은 이들이 ‘삼성전자의 지속 성장’에 의문을 표시한다며 “우리는 경쟁사가 점유율을 잃을 때 점유율을 높였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지역의 지배력도 보다 강화했다”며 시장의 우려를 일축시켰다. 삼성전자는 세계 스마트폰과 TV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업체다. 메모리 반도체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부품 분야에서도 1위 품목이 다수다.
그는 삼성전자의 경쟁력으로 부품과 완성품, 소프트웨어&서비스를 아우르는 ‘수직계열화’를 꼽았다. 권 부회장은 “부품과 완성품,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까지 모두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며 “특히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같은 부품 분야가 세계적 수준이기 때문에 저전력, 고성능이 기반인 혁신 완성품을 경쟁사보다 빨리 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현재는 하드웨어 분야가 더 강하긴 하지만 소프트웨어 쪽도 상당한 역량을 갖춰가고 있다”며 “사람들이 삼성전자의 소프트웨어 역량을 과소평가하는 면이 없지 않은데, 절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연구개발(R&D) 인력 7~8만명 가운데 50% 가량이 소프트웨어 담당”이라며 “앞으로 출시될 삼성의 제품은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새롭게 개척할 사업 영역에 대한 소개도 있었다. 권 부회장은 “교육, 자동차, 헬스케어, 스마트홈 시장에는 아직 삼성전자가 진입을 하지 못했다”라며 “향후 이들 시장에 진출해 매출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모바일과 TV, 가전제품 등 기존 주력 제품을 교육과 자동차, 헬스케어에 접목시키겠다는 의미다.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의료장비 사업에서 10년 안에 업계 선두 주자가 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아울러 모바일기기와 PC, 프린터, 네트워크 장비 등의 품목으로 B2B 시장도 적극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인수합병(M&A)도 적극 추진한다. 권 부회장은 “그간 M&A에 보수적, 소극적으로 임해왔지만 지난 몇 년 동안은 M&A에 많은 노력을 했고, 최근에는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투자도 늘리고 있다”며 “우수한 기술이 가진 기업이 있다면 인수에 적극적, 공격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