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이석채 KT 회장이 3일 전격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후임 CEO 선출이 어떻게 이뤄질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회장의 사퇴설이 1년도 더 넘었다는 점에서 자천타천으로 후임 회장에 거론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석채 KT 회장이 3일 이사회에 사임의사를 표명했다. 임직원들에게도 이메일을 보내 \"직원들의 고통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어 솔로몬 왕 앞의 어머니의 심정으로 결단을 내렸다\"고 사퇴 이유를 설명했다.
이 회장은 이메일을 통해 후임 CEO가 결정될 때 까지 남은 과제를 처리해 후임 CEO가 새로운 환경하에서 KT 이끌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이 사퇴의사를 밝히 만큼, 앞으로 이사회는 구체적인 퇴임일자를 정하고 퇴임일자 기준으로 2주 이내에 CEO 추천위원회를 구성하게 된다.
CEO 추천위는 사외이사 전원(현재 7인)과 사내이사 1인으로 구성된다. CEO 추천위는 위원장을 제외한 재적위원 과반수의 찬서으로 의결하게 되며 선정된 후보는 주총에서 결의를 통해 회장으로 부임하게 된다.
이 회장은 사의를 표명했지만 당분간 업무를 이어갈 예정이다. 특히, 이 회장은 KT가 다른 통신사에 비해 지나치게 임직원이 많다는 점에서 인력구조 개편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이메일에서도 연내 임원 수 20% 감축을 마무짓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다면 새 CEO는 내년 정기주총에서 선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사회에서 이 회장이 껄끄러운 임원 감축을 할 수 있도록 시간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지만 이 회장에 대한 수사가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새 CEO의 부임 속도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장에 대한 사퇴 소문은 연임 직전부터 불거져나왔다. KT가 공기업이 아니지만 여전히 인사에 정권이 개입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박근혜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전 정권 인사인 이 회장 역시 자진 사퇴하는 형식을 띌 것으로 예상돼왔다. 하지만 예상외(?)로 이 회장이 연임 임기에 강한 애착을 보이면서 청와대를 중심으로 수 많은 소문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미래부 장관이 될 뻔 했던 김종훈씨도 KT 새 CEO 하마평에 올랐지만 IPTV법에 외국인 CEO 불가 조항이 있는 만큼, 김종훈씨가 KT CEO로 올 가능성은 없어보인다.
신임 KT CEO로 거론되는 인물은 한 둘이 아니다. 자천, 타천 어림잡아 10명 이상의 후보군이 형성돼있다.
이들 중에서는 정통부 시절 차관을 지낸 K씨, 방송통신위원회 전 상임위원인 H씨 등이 하마평에 오르는 주요 인물이다. 또한 국회의장을 거친 K씨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전 하나로텔레콤 대표를 지낸 Y씨 역시 강력한 후보 중 하나였지만 청와대 미래수석 자리를 맡고 있어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는 않는다.
업계 인물로는 삼성전자 출신이 가장 많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L, H, J씨 등이 자신들의 의지와 상관 없이 KT CEO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들 중 현실적으로 KT에 올 가능성이나 환경이 되지 않는 이들도 있지만 삼성에서 화려한 시절을 보낸 이들 후보군은 KT회장 후보군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내부 승진 가능성도 아예 배제할 수 없지만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만약 조직 내부에서 신망이 높은 임원이 승진할 경우 KT CEO를 둘러싼 외풍 논란이 잦아들 수 있겠지만 이 회장 수사에 대한 배경, 과거 사례 등을 감안할 때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KT 내부 조직 및 통신업계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