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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서비스업계 연이은 입찰비리, 내부 자정장치 작동에 문제?

이상일 기자

- 내부 검열 강화 필요, 현실적으로 부정 찾기 힘들어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IT서비스업계가 강력한 내부 윤리규정 시행을 통한 불공정 계약 관행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가격 담합 등 비리가 연이어 밝혀지면서 사면초가에 빠졌다.

 

최근 대기업 그룹의 내부거래 제한 등 사회 안팎에서 감시의 눈이 매서워지는 가운데 잇따른 입찰 부정사건이 발생하면서 IT서비스 업계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기존의 직원 윤리 교육 및 제안서, 사업평가에 엄격한 잣대를 다시 들이댄다는 입장이다.

 

최근 포스코ICT와 롯데정보통신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입찰 담합을 이유로 각각 71억4700만원과 44억6700만원 등의 과징금 부담 결정을 통보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7일 지하철 영상광고 사업자 공모를 앞두고 미리 낙찰자를 정해 입찰에 참여한 KT와 포스코ICT, 롯데정보통신에 시정명령과 함께 187억6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키로 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포스코ICT는 입찰 담합을 사실이 아니라며 행정소송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엔시스도 지난해 8~9월에 이뤄진 부산 북구청, 중구청, 부산진구청, 서구청 등 4개 지방자치단체의 전자문서시스템(온나라시스템) 구축 입찰에 참여하면서 사전에 낙찰 예정자를 합의한 것으로 드러나 최근 공정위로부터 4700만원의 과징금 부과 통보를 받았다.
 
업계에서는 국내 IT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든 가운데 매출 성장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업체들이 담합의 유혹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각 업체의 영업대표끼리 담합을 할 경우 회사차원에서 일일이 이를 알 수는 없는 게 사실”이라며 “윤리 교육 및 수주건에 대한 재무부서의 검토가 강화되고 있지만 일정부분 허점이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전했다.

 

실제로 IT서비스업체들은 수주 가치평가(VRB) 등을 통해 1차적으로 사업 수주 및 과정에 대한 검증을 거치고 있다. 하지만 사업을 수주하는 해당 부서에서 주로 이를 진행하는 만큼 부정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다.

 

한 IT서비스업체의 관계자는 “사람이 진행하는 일이다보니 VRB를 통해 걸러낸다는 것은 한계가 있다. VRB 자체도 사업 타당성 타진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 부정을 걸러내는 성격은 아니다”라며 “(담합 등)숨기려고 하면 찾아내기가 어렵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IT서비스업체들은 지속적으로 내부 교육을 통해 입찰관련 윤리지침과 담합 방지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다. 가격담합 등 입찰부정은 당장의 수익에 도움이 될 지는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회사에 마이너스라는 인식에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공공 시장에서 담합으로 인해 부정당업체로 지정될 경우 장기적으로 입게 될 피해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기 마련이다. 특정 사업부의 성과 때문에 조직 전체가 위협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LG CNS는 자체 ‘담합 예방 가이드라인’을 수립해 임직원들이 반드시 준수하도록 하고 있다.또한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담합 예방 온라인 교육과 오프라인 교육을 매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롯데정보통신은 수주 가치평가와 내부교육을 통해 1차적으로 사업 필터링을 진행하고 있으며 포스코ICT도 지속적인 내부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입찰 부정을 사내 교육으로는 극복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 사업이 사업부서 주도로 이뤄지는데다 평가도 사후평가가 대부분이어서 사전에 부정을 감지하기란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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