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서비스

[취재수첩] 대한민국 클라우드, VDI가 전부?

백지영 기자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최근 시장조사기관 가트너가 2014년도 10대 전략 기술 및 관련 동향을 발표했다. 이는 매년 발표되는 자료로 글로벌 IT 기술 트렌드를 가늠할 수 잣대가 된다.

이번 10대 기술 전략을 살펴 보면 모바일, 3D 프린팅 등 최근 각광받고 있는 기술과 SDx(Software Defined Anything), 웹스케일 IT 등 용어들이 새롭게 등장했지만, 무엇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클라우드 컴퓨팅에 해당하는 기술이 3가지나 포함됐다는 점이다.

최근 몇 년간 클라우드는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IT화두였지만 그 실체는 뚜렷하지 않았다. 여전히 많은 국내 기업들은 가상데스크톱환경(VDI)을 클라우드의 전부로 생각하고 있다. 정부부처나 공공기관이 IT시스템 도입을 위해 운영하는 조달청 나라장터에서조차 ‘클라우드’라는 키워드로 검색해보면 실상은 VDI 사업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클라우드로 인해 파생되고 있는 서비스와 기술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클라우드가 이제 단순히 떠다니는 구름과 같은 모호함에서 벗어나 이제는 실체화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부차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가트너는 2014년 주요 기술로 클라우드와 관련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와 서비스 브로커로서의 IT ▲클라우드/클라이언트 아키텍처 ▲개인 클라우드의 시대 등 3가지를 꼽았다.

특히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와 ‘서비스 브로커로서의 IT’는 최근 기업들이 개인 클라우드와 외부 프라이빗 클라우드 서비스 결합, 혹은 퍼블릭 클라우드와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혼용하고 있는 것 때문에 향후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그동안 기업은 설치형 IT시스템(온-프레미스)을 통해 IT를 내부 자산화 시켰다. 하지만 클라우드 인프라로 IT가 변화하면서 기업은 내부 시스템 뿐만 아니라 외부 시스템의 융합을 고민해야 하는 고민에 맞닥뜨리게 됐다. 이에 가트너는 CSB(클라우드 서비스 브로커)의 역할에도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기업에서 프라이빗 클라우드와 퍼블릭 클라우드가 융합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시대에 IT부서의 역할도 변화해야 한다고 전망하고 있다. 설치와 관리를 직접 해왔던 IT부서가 이제는 IT자산관리와 시스템 간 융합 조정자가 돼야 한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가트너는 ‘클라우드/클라이언트 컴퓨팅 모델’이 바뀌고 있는 것에도 주목했다. 개인이 보유하는 컴퓨팅 디바이스의 가짓수가 증가하고 모바일 웹을 통한 접속이 잦아지면서 기업에선 네트워크 수요 증가, 네트워크 및 대역폭 사용 관리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클라우드 시대에서는 기존 컴퓨팅 아키텍처에서 벗어나 새로운 접속과 디바이스를 고려한 아키텍처 설계가 필요해 보인다. 같은 맥락으로 ‘개인 클라우드 시대’가 올 것으로 가트너는 전망했다. 사용자들은 여러 종류의 기기를 함께 사용하게 되지만 어느 하나의 기기가 중심 허브가 되지는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또 기기 자체에만 집중하기 보다는 클라우드 접근과 클라우드에 저장하고, 클라우드에서 공유하는 콘텐츠도 관리와 보안의 대상이 돼 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가트너는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다시피 국내에서 클라우드는 아직도 VDI를 크게 벗어나고 있지 못하다. 개인용 클라우드 시장에서도 ‘웹하드’의 개념을 크게 벗어나고 있지 못하다. 가트너의 이번 발표를 봤을때 클라우드를 둘러싸고 세계 시장의 움직임이 역동적으로 흘러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의 시선이 VDI와 웹 저장공간에 쏠려 있을 때 해외에서는 이미 클라우드로 인한 기업의 변화와 IT시스템의 대응, 개인 디바이스의 활용 부분까지 시선이 가 있다는 점은 다소 아쉬운 대목이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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