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반기 엇비슷한 11종 대결…부품 평준화, 마케팅 경쟁 심화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스마트폰 신제품 봇물이다. 하루가 멀다고 신제품 출시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팬택에 이어 애플도 이달 국내 시장에 신제품을 선보인다. 국내 휴대폰 시장이 스마트폰 중심으로 재편된 이후 한 달 동안 이렇게 다양한 스마트폰이 출시된 적은 없다. 이에 따라 올 4분기는 소비자의 각 제조사와 제품에 대한 선호도를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잣대가 될 전망이다.

11일 통신사와 제조사에 따르면 이달 시판이 확정된 스마트폰 신제품은 5종이다. 삼성전자 ‘갤럭시라운드’와 ‘갤럭시S4줌’ 팬택 ‘베가시크릿노트’ 애플 ‘아이폰5S’와 ‘아이폰5C’ 등이 판매를 개시하거나 판매 예정이다. 여기에 삼성전자의 ‘갤럭시S4액티브’와 LG전자의 곡면 스마트폰이 빠르면 이달 말 늦어도 11월초 출시 예정이다.

지난 하반기 나온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3’과 LG전자 ‘G2’와 ‘뷰3’ 팬택 ‘베가LTE-A’도 최신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퀄컴 스냅드래곤 800을 장착한 것을 감안하면 10월 선보인 제품과 경쟁작이다. 11종의 최신폰, 9종의 안드로이드와 2종의 아이오에스(iOS) 스마트폰이 소비자의 선택을 기다린다.

갤럭시S4줌과 갤럭시S4액티브는 특화 제품이다. 갤럭시S4줌은 카메라 기능을 강화한 제품 갤럭시S4액티브는 방수 방진을 강화한 제품이다. 롱텀에볼루션(LTE)용이다.

아이폰5S와 아이폰5C도 LTE용이다. 아이폰5S는 보안이 강화된 애플의 올 신제품이다. 아이폰5C는 작년 선보인 ‘아이폰5’의 디자인과 재질을 바꿨다. 이들 4종의 2배 빠른 LTE 보다는 제품 자체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아이폰을 지속적으로 써왔던 사람은 애플 생태계 경험을 이어갈 수 있는 것도 중요한 혜택이다.

나머지 제품은 화면 크기나 펜 유무를 제외하고 AP와 카메라 화소 등 주요 사양이 같다. 모두 롱텀에볼루션 어드밴스드(LTE-A)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다.

▲갤럭시노트3 ▲뷰3 ▲베가시크릿노트는 펜을 장착한 스마트폰이다. 화면은 5.9인치 베가시크릿노트가 가장 크다. 뷰3은 16:9가 아닌 4:3 화면비를 채용해 인터넷과 전자책 등을 보는데 편하다. 갤럭시노트3은 스마트시계 ‘갤럭시기어’와 연동해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갤럭시라운드와 LG전자의 곡면 스마트폰은 플라스틱으로 만든 디스플레이를 채용해 제품을 휘어놓은 디자인이 특징이다. 곡면면(curved, 커브드) 디스플레이는 산업적으로는 중요한 기술이지만 소비자에게 주는 가치는 아직 크지 않다. G2와 베가LTE는 어느새 5인치 이상 화면이 작아 보이기는 하지만 이들에 비해 별로 빠지지 않는 스마트폰이다.

한편 사양이 엇비슷한 제품 출시 시점이 몰리는 현상은 강화될 전망이다. LTE-A 시대 적합한 AP를 퀄컴이 주도하는 상황 탓이다. 카메라 부품이나 디스플레이 진화도 벽에 다다랐다. 배터리도 마찬가지다. 제조사가 변화를 꾀할 부분이 별로 없다. 이런 현상은 제조사 마케팅 강화를 수반한다. 최근 삼성전자 ‘갤럭시S4’가 과다 보조금 논란에 휩싸인 것도 비슷한 제품 때문에 재고가 쌓여 생긴 일이다. 시장 감시 역할을 하는 정부의 책임도 커진다.

제조사 관계자는 “최신 제품 사양이 비슷해 마케팅에 중점을 두는 추세는 이미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됐다”라며 “마케팅보다는 가격과 기능 등 자신에게 정말 필요한 제품을 구입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