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경매] SKT, 왜 1.8GHz 선택했나…가입자 증가 대비·LGU+ 견제 ‘노림수’
- 기존 주파수 반납 따른 손실 최소화 관건…세계 유일 ‘LTE-A+광대역 LTE’ 제공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가 끝났다. 밴드플랜2가 이겼다. ▲SK텔레콤 1.8GHz 35MHz C2블록 ▲KT 1.8GHz 15MHz D2블록 ▲LG유플러스 2.6GHz 40MHz B2블록의 주인이 됐다. 통신 3사의 주파수 선택 중 특이사항은 이미 1.8GHz 주파수로 롱텀에볼루션 어드밴스드(LTE-A)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SK텔레콤이 대역 조정을 해야 하는 1.8GHz 35MHz C블록을 선택한 점이다.
◆SKT, 1.8GHz 35MHz C2블록 낙찰=30일 미래창조과학부는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 결과 ▲SK텔레콤 1.8GHz 35MHz C2블록 ▲KT 1.8GHz 15MHz D2블록 ▲LG유플러스 2.6GHz 40MHz B2블록 등의 할당대상법인이 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입찰대가 납부 및 주파수이용계획서 등 신청 서류를 제출하면 해당 주파수를 할당받게 된다.
현재 SK텔레콤은 800MHz 전국망과 1.8GHz 보조망을 이용해 LTE-A 서비스를 전국 84개시에 제공 중이다. LTE-A는 서로 다른 주파수를 1개 주파수처럼 써 LTE 속도를 높이는 기술이다. 1.8GHz 추가 주파수 확보 필요성이 경쟁사보다 낮다. 또 SK텔레콤은 C2블록을 가져가면 이 1.8GHz 주파수를 6개월 안에 반납해야 한다. 기존에 투자한 통신장비를 재활용할 수 있지만 반납 과정에서 일부 서비스 장애를 피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K텔레콤이 C2블록을 확보한 것은 LTE 이용자 증가에 따른 속도 및 품질 저하 대비와 LG유플러스 견제 의도가 서비스 장애에 따른 고객 불만 대비 효용성이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KT·LGU+보다 SKT 주파수 1.5배 더 필요=미래부에 따르면 통신 3사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는 7월 기준 ▲SK텔레콤 1152만명 ▲KT 637만명 ▲LG유플러스 610만명이다. SK텔레콤의 LTE 가입자가 경쟁사 가입자의 2배 가까이 된다.
이동통신은 같은 네트워크 조건이라면 가입자가 많을수록 속도와 품질이 떨어진다. 네트워크 투자를 늘리는 것은 단기 처방은 되도 장기 처방은 되지 않는다. SK텔레콤은 경쟁사 수준 서비스를 지원하려면 1.5배 주파수가 더 필요한 셈이다. 이번 경매에 800MHz는 나오지 않았다. 1.8GHz 용량을 2배 늘리는 선택지만 있었다. 향후 LG유플러스가 2세대(2G) 서비스에 사용하는 주파수를 반납하면 이를 할당 받는 경우의 수도 있지만 이는 시기를 종잡을 수 없다.
LTE 시대 들어 LG유플러스는 KT를 제치고 SK텔레콤을 위협하는 존재가 됐다. SK텔레콤은 LG유플러스의 싱글 LTE 광고에 맞불 광고까지 하는 상황이다. SK텔레콤이 C2블록을 차지하면 LG유플러스는 LTE 1.8GHz 주파수를 2014년까지 확보할 수 없다. LTE 로밍 경쟁에서 LG유플러스를 밀어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SKT, LGU+ 견제 본격화=아울러 SK텔레콩은 이번 광대역 LTE와 LTE-A를 동시 제공하는 유일한 사업자가 된다. KT(광대역 LTE)와 LG유플러스(LTE-A)를 모두 공격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2.1GHz 투자를 통해 LTE-A를 고도화 하거나 2.6GHz에 투자해 광대역 LTE를 할 수밖에 없다. 둘 다 보편적 LTE 주파수가 아니어서 투자비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한편 SK텔레콤의 이번 선택의 결과는 6개월 이내 판가름난다. 기존 주파수 반납 기간 동안 생길 수 있는 고객 불만이 브랜드 타격에 미치는 영향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SK텔레콤이 예상한대로 일부 장비 업그레이드로 기존 장비와 스마트폰을 그대로 쓸 수 있는지도 변수다. 이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900MHz에 발목이 잡혀 LTE 경쟁에서 뒤쳐진 KT꼴이 날 수도 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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