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IPTV가 통신사의 핵심 비즈니스로 부상했다. 이동통신, 초고속인터넷, 집전화 시장이 포화상태에 진입한지 오래된 반면 IPTV의 경우 지속적으로 가입자를 늘려가고 있다.
7일 SK브로드밴드의 실적발표를 끝으로 주요 기간통신사업자들의 1분기 실적발표가 마무리됐다. SK브로드밴드를 비롯해 KT, LG유플러스 등 IPTV 서비스 제공 사업자들 모두 가입자 증가, 이익 확대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스마트폰 시대가 열린 이후 통신사 성적표는 ‘매출증가, 영업이익 감소’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 스마트폰 정액 요금제로 매출은 늘어나고 있지만 그 이상의 마케팅 비용 지출로 영업익은 감소하고 있다. 즉, 통신사들끼리 한정된 가입자를 놓고 뺏고 빼앗기를 반복하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IPTV 유선시장의 희망…통신3사 견조한 상승세=하지만 미디어 분야는 다르다. 물론, 케이블TV나 위성방송 등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지만 새로운 기술, 통신사의 막강한 자금력, 브랜드 경쟁력으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최근 IPTV 가입자는 700만을 넘어섰다. 2009년 1월 상용서비스가 시작된 지 약 4년 4개월여 만이다. 케이블TV나 위성방송에 비해 유례없이 빠른 속도다.
서비스 초기에는 사업자별로 부침이 있었지만 지난해 부터는 IPTV 사업자 모두 견조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 초기부터 선두를 질주하던 KT는 가입자 400만을 돌파했다. 1분기 미디어 매출도 280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7.6% 성장했다. 자회사 KT스카이라이프와의 결합상품 올레TV스카이라이프(OTS)의 폭발적인 인기가 상승세의 원동력이다.
SK브로드밴드 역시 1분기에 IPTV 매출 734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대비 74% 늘어난 수치다.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불구 1분기에 13만1000명의 신규 가입자를 모집했다. 지난해부터 분기당 10만명 이상의 순증을 기록하고 있다. 1분기말 가입자 규모는 153만명이다.
LG유플러스 역시 지난해 100만을 돌파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1분기말 가입자 규모는 118만명이다. 1분기 가입자는 전년 동기대비 32.1%나 증가했다. 1분기 매출도 566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9.5% 성장했다.
◆IPTV 외적 성장, 문제는 없나=꾸준히 가입자 규모를 늘려가고 있지만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입자 증가와 함께 매출 역시 늘어나고 있지만 속빈 강정이라는 평가도 함께 받고 있다.
KT의 경우 폭발적인 가입자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자회사 KT스카이라이프의 위성방송 결합상품인 OTS의 인기에 의지하고 있다. OTS의 경우 KT의 IPTV에도 KT스카이라이프의 위성방송 가입자로 중복 집계된다. 허수가 있는 셈이다.
여기에 저가 방송 결합상품이라는 논란도 여전하다. 저가 논란은 KT만의 문제가 아니다. LG유플러스는 풀HD급 IPTV 방송을 월 9900원에 제공하고 있다. 케이블TV 디지털방송 상품의 절반 수준이다. SK 진영은 과거 가족이 SK텔레콤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IPTV를 공짜로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도 했다. 방송에 대한 통신사들의 인식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즉, 여전히 핵심 비즈니스인 모바일 가입자를 지키기 위한 결합상품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IPTV는 유료방송 매체 중 최단기간에 폭발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콘텐츠 산업 활성화라는 본연의 의미는 여전히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나친 저가경쟁으로 시장에 혼란만 줬다는 평가도 피하기 힘든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