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맥스소프트 관계사들의 실체는?… 분노하는 소액주주들
[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티맥스소프트 소액주주들이 모임을 결성하고 박대연 회장 견제에 나선 가운데, 박 회장 친인척이 경영하는 관계사에 대한 문제를 부각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과거 티맥스소프트를 위기에 빠뜨렸던 티맥스코어의 전철을 다시 밟지 않겠다는 것이다.
현재 티맥스소프트에는 몇 개의 관계사가 있다. 이 중에는 티베로처럼 잘 알려진 회사도 있지만, 겉으로는 드러나 있지 않은 회사들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이리스테크’다.이리스테크는 티맥스소프트의 전 임원인 Y 씨의 이름으로 지난 2010년 설립된 회사로, 현재는 박삼연 티베로 부사장의 배우자인 S씨가 대표로 등재돼 있다. 박삼연 부사장은 박대연 회장의 둘째 남동생이다.
이리스테크는 금융권을 대상으로 티맥스소프트의 미들웨어 솔루션의 유지보수 하는 것을 주요 매출원으로 삼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잡음도 있었다. 티맥스소프트와 파트너 계약을 맺었던 한 업체 대표는 “티맥스소프트가 어려울 당시 티맥스 제품 유지보수를 위해 티맥스 출신 직원 15명을 뽑았다”면서 “처음에 3년 계약을 맺었는데 친인척 관계사가 등장한 이후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 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아이비에스티’라는 회사도 있다. 지난 2011년 설립된 이 회사는 티맥소소프트 박용연 사장의 배우자인 H씨가 대표로 돼 있다. 박용연 사장은 박대연 회장의 첫째 동생이다. 이 회사 역시 티맥스소프트의 솔루션 유지보수를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관계사를 설립해 파트너 계약을 맺는 것이 일종의 ‘일감 몰아주기’와 유사하다는 점이다. 시중에서 ‘티맥스소프트는 몇 년간 제품 개발 안해도 유지보수만으로도 충분히 먹고 산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티맥스소프트 유지보수 사업은 알짜배기다.
티맥스소프트가 유지보수를 직접 진행하거나 아니면 시장에서 경쟁 시킬 경우 회사의 수익이 더 커질 수 있지만, 친인척 관계사에 몰아 줄 경우 티맥스소프트의 수익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소액주주들의 생각이다.
이 외에 지우랜드라는 관계사도 있다. 당초 MRO(소모성자재공급) 등을 목적으로 2007년 설립됐으나 현재는 활동이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설립 당시에는 앞서 언급한 S씨, H와 박대연 회장 여동생이 각자 대표로 등록돼 있었지만, 현재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티맥스소프트 사내 카페 및 식당을 지우랜드가 운영한 바 있다.
티맥스소프트 주주들이 티맥스 관계사에 눈을 부릅뜨는 것은 ‘티맥스코어’에 대한 경험 때문이다. 티맥스코어는 운영체제 ‘티맥스윈도’를 개발하던 관계사다. 티맥스윈도가 티맥스소프트 제품으로 알려져 있던 것처럼 당시에는 티맥스소프트와 티맥스코어의 구분 없이 한 회사처럼 움직였다. 결과적으로 티맥스윈도가 실패하면서 티맥스소프트도 함께 위기에 빠지게 됐다.
그런데 티맥스코어는 티맥스소프트의 지분 관계가 전혀 없는 별도의 회사라는 점이 문제였다. 티맥스코어가 삼성SDS에 매각되면서 현금이 들어왔지만, 이 자금은 티맥스소프트 법인 계좌가 아닌 박대연 회장 개인 계좌에 입금됐고, 소액주주들은 이를 ‘티맥스코어 사태’라 부를 정도로 분개했다.
티맥스소프트의 한 주주는 “사실 티맥스코어만으로도 충분히 배임죄를 물을 수 있지만 주주들은 박 회장을 믿고, 티맥스소프트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참았다”면서 “또다시 관계사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더 이상 바라만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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