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은 처음으로 200조원을 넘고 영업이익은 3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같은 전망대로 실적이 나온다면 매출은 전년 대비 20% 이상, 영업이익은 80% 가까이 성장하는 것이다.
증권업자들은 삼성전자의 이 같은 성장이 전 세계 IT 업체들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유럽의 불안한 경제, 북미와 중국의 소비심리 둔화라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이런 성과를 거둔 것이 놀랍다.
이런 성장세를 지속한다면 2020년 매출 4000억달러라는 장기 로드맵 달성도 크게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너무 일찍 축포를 터뜨리면 안된다.
치고 올라오는 중국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올해 거대 현지 시장을 등에 업고 무서운 속도로 성장한 중국 업체들을 똑똑히 봤다.
레노버는 HP를 누르고 세계 1위 PC업체가 됐다. 화웨이와 ZTE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TCL은 올해 소니를 꺾고 세계 3위의 TV 업체로 떠올랐고 BOE, CSOT는 중국 정부의 지원 하에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에서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중화권에 속한 대만 미디어텍도 눈여겨 볼 만 하다. 이 업체는 중국 시장을 적극 공략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시장에서 퀄컴 못지 않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의 기술력은 또 어떤가. 얼마 전 22나노 최신 반도체를 중국 독자 설계 기술로 개발했다는 뉴스에 국내 한 전문가는 “남몰래 스펀지처럼 기술을 흡수한 중국이 드디어 이빨을 드러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업체들의 성장 전략은 간단하다. 거대 현지 시장을 확실하게 장악하고 이를 통해 자금과 인력, 기술을 갖춰 세계로 나가는 것이다. 과거 우리가 일본 퇴직 기술자들을 중용했듯 중국 업체들도 한국의 기술자를 대거 뽑아와 기술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이런 중국 업체들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삼성전자는 조직 내부에 ‘창의성’이라는 새로운 DNA를 심고 있다. 새해부터는 소규모 인수합병(M&A)을 적극 추진해 핵심 사업의 경쟁 우위를 빠르게 확보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전략과는 별개로 소니, 파나소닉, 샤프 같은 일본 기업들이 왜 우리에게 1등 자리를 내주고 말았는 지를 심도 깊게 고찰해야 한다. 아울러 인텔, 퀄컴 같은 미국 기업들이 수십년간 그들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프로텍트(방어) 전략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