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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도 너~무 비싸…합리적 가격대 스마트폰 나와야

채수웅 기자

- [기획] 가계통신비 숨어있는 비밀을 찾아라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9월 기준으로 요금 고지서에서 우리 회사가 가져오는 금액이 1조4000억원입니다. 소비자들은 1조4000억원의 요금을 낸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제 우리가 가져오는 금액은 57% 수준입니다.”

SK텔레콤 이형희 부사장은 지난 24일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같이 밝혔다.

상승곡선을 그리는 가계통신비 때문에 이동통신사에 대한 요금인하 압박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실상 요금고지서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단말기 할부금, 콘텐츠 이용료 등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소비자 체감도와 실제 내는 요금에 착시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이 이형희 부사장의 설명이다.

지난해 통신3사의 통신요금 고지서 기준으로 가계통신비 중 통신요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56~67% 수준이었다. 콘텐츠나 부가서비스 사용요금은 3~11%, 단말대금은 30~33%를 차지했다. 스마트폰이 활성화되기 전인 2007년~2009년에는 단말대금 비중은 15% 이하였다.

이처럼 단말기 대금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이유는 단말기 출고가격이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연도별 최다판매 단말기 출고가격을 보면 스마트폰이 활성화되기 이전인 2007년에는 100만대 판매고를 올린 W2900이 38만3000원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480만대가 팔린 갤럭시S2는 84만7000원이었다. 최근 출시되는 제조사 주력폰들은 대부분 출고가격이 100만원에 육박한다. 갤럭시노트2는 100만원을 훌쩍 넘어서는 수준이다.

물론, 휴대폰 성능이 단순 전화기에서 PC급으로 진화하면서 가격상승은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출시되는 스마트폰 대부분 고가 제품이라는 측면에서 오히려 소비자의 선택권을 저해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갤럭시S 시리즈와 갤럭시노트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지만 보급형 스마트폰의 경우 해외에 비해 구경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국내 휴대폰 제조사들도 해외의 경우 300달러 이상의 고가 단말기 판매도 많지만 50달러 미만의 초저가 단말기 수요도 상당하다. 중국, 인도 등에서 인기인 갤럭시Y의 경우 200달러 수준이지만 국내 저가형 스마트폰으로 출시된 갤럭시ACE는 60만원대로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동일 모델이 해외에 비해 비싸게 판매되고 있는 것도 단말기 부담의 증가 원인이다. 올해 3월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해외 40개국 평균 공급가는 25.5만원이었지만 국내에서는 31.3만원 비싸게 공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갤럭시S2 4G LTE 모델의 출고가는 한국에서는 812달러(89만9800원)이었지만 미국에서는 413달러(45만7600원) 이었다.

물론 DMB를 비롯해 세부사양 측면에서 다소 차이가 있지만 이정도 가격차이를 설명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여진다. 때문에 통신업계에서는 가계통신비 절감과 관련해 우선 단말기 가격의 합리적인 조정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증권이 추정한 단말기 제조원가의 경우 아이폰4S은 188.40달러, 갤럭시S2는 219달러다. 개발비용 등 각종 비용을 고려하더라도 일정부분 조정이 가능하다는 것이 통신업계의 주장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가계통신비와 관련해 잘못된 원인진단과 부적절한 정책수단은 시장기능을 왜곡시킬 수 있다"며 "단말기 유통구조, 사업자구도 등 시장구조의 변경을 통해 이통시장에서 경쟁이 활성화되고 수요와 공급이 합리적으로 결정되는 정책 및 제도적 장치의 마련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스마트폰 이용자의 가계통신비 부담 문제는 단말제조사, 통신사, 소비자 등 주요 이해관계자간의 관계에서 시장기능이 올바르게 작동될 수 있는 방향으로 모색해야 한다"며 "단말 제조사는 스마트폰 판매가격의 합리적인 조정이 필요하고 통신사는 다양한 맞춤형 요금제 출시 및 합리적 요금제 선택이 가능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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