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메모리 컴퓨팅, 주류로 떠오른다
[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인메모리 컴퓨팅이 기업 IT 시스템의 메인스트림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인메모리 컴퓨팅이란 디스크가 아닌 메모리 상에 데이터를 저장해 두고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컴퓨팅 속도저하의 근본원인인 디스크 I/O(입출력)이 없기 때문에 처리 속도에 혁신을 가져온다.
가트너는 지난 해 발표한 가트너 2012년 전략기술 트렌드 예측에서 8순위로 인메모리 컴퓨팅을 꼽은 바 있고, 최근 발표한 2013년 예측에서도 ‘인메모리 컴퓨팅의 주류화’를 내년 IT트렌드 중 하나로 선택했다.
인메모리 컴퓨팅의 가장 큰 장점은 ‘속도의 혁신’이다. 이는 단순히 과거에 했던 업무들의 처리 속도가 빨라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빨라진 속도를 통해 과거에는 엄두도 내지 못했던 일들을 할 수 있게 만든다는 점에서 인메모리 컴퓨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속도의 혁신을 넘어 비즈니스의 혁신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일본 노무라연구소는 인메모리 컴퓨팅을 이용해 도쿄에서 운행하고 있는 1만2000대 택시에서 발생하는 교통정보를 1초에 분석해 최단 이동경로를 운전자들에게 제공한다. 교통흐름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막히지 않는 구간을 안내하는 것. 택시들이 최단 이동 경로로 움직이기 때문에 교통 혼잡으로 인한 손실을 막을 수 있다. 또 단순히 택시 회사의 이익뿐 아니라 교통 분산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공공인프라 개선이라는 부수적 효과도 가져온다.
또 인메모리 컴퓨팅은 데이터 트랜잭션 처리와 분석을 하나의 DB에서 할 수 있게 한다. 지금까지 기업들은 트랜잭션 시스템과 분석 시스템을 별도로 운영해왔다. 트랜잭션 시스템에서 분석을 할 경우 속도 저하로 업무가 마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하루에 한 번 배치 작업을 통해 운영 데이터를 분석 DB로 옮기는데, 이는 기업이 오늘 분석하는 데이터가 24시간 이전의 데이터라는 의미다. 하지만 인메모리 컴퓨팅 환경에서는 실시간 발생하는 데이터를 분석 대상으로 할 수 있다.
인메모리 컴퓨팅에 가장 적극적인 IT기업은 SAP다. SAP는 100%의 데이터를 메모리 상에 올려두는 HANA라는 솔루션을 앞세우고 있다. 다른 기업들이 인메모리 컴퓨팅을 디스크 기반 컴퓨팅을 보완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반면, SAP는 인메모리로 모든 것을 처리하자는 접근법을 내세우고 있다.
디스크에 비해 메모리의 가격이 월등히 비싸기 때문에 이 같은 접근법에 우려를 나타내는 시각도 있지만, SAP는 메모리 가격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SAP 측은 “5년 후엔 모든 비즈니스 소프트웨어가 인메모리 상에서 구동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AP의 이 같은 움직임에 DB 공룡 오라클도 호응하기 시작했다. 오라클은 최근 ‘오라클 엑사데이터 데이터베이스 인메모리 머신’을 새롭게 선보였다. 오라클 엑사데이타는 이전까지 속도를 높이기 위해 인피니밴드 네트워크 등을 내세웠지만, 신제품은 인메모리를 통해 근본적인 속도 개선을 이뤘다.
래리 앨리슨 오라클 CEO는 “디스크 드라이브는 이제 구식이 되고 있다”면서 “앞으로 모든 것(데이터)는 메모리에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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