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온라인게임 업계의 공룡으로 성장한 넥슨이 국내 시장 장악 후 일본에서도 인수합병(M&A)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1일 넥슨은 일본에서 대형 모바일게임사로 꼽히는 글룹스(http://gloops.com)를 약 5200억원(365억엔)에 인수했다.
넥슨은 최대 경쟁사인 엔씨소프트의 최대주주에 올라선 이후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을 장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캐주얼게임 시장에서 독보적 위치에 오른 넥슨은 게임하이, 엔도어즈, JCE에 이은 엔씨소프트의 지분 인수로 그간 약점으로 평가받아온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까지 사실상 자사 라인업에 포함시켰다.
이밖에도 넥슨은 ‘피파온라인3’로 정통 축구게임 시장 진입을 꾀하는 한편 현재 인기리에 서비스 중인 ‘서든어택’과 이후 출시할 ‘카운터스트라이크 온라인2’, ‘워페이스’ 등으로 총싸움(FPS)게임 시장 장악에도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이어온 넥슨이지만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동안 넥슨의 공격적인 M&A 행보도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재현되지 않았다.
지난해 초 넥슨은 자회사 넥슨모바일(넥슨코리아에 흡수합병)을 통해 한해 35종의 게임 출시를 계획했으나 완성도 부족 등으로 정작 시장에 내보인 게임은 손에 꼽는 등 주춤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이후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페이스북 게임 출시 등 기존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플랫폼 확장과 플라스콘, 모야소프트 등 국내 개발사 투자, 일본 인블루 인수 등 모바일게임 사업 확대를 위해 꾸준한 잰걸음을 이어왔다.
그러던 중 이번에 넥슨이 일본 모바일게임사 글룹스(gloops)의 인수 소식을 알려왔다. 무려 5200억원을 배팅했다. 넥슨이 또 다시 ‘M&A 본능’을 드러낸 것이다.
이번 글룹스 인수는 넥슨의 모바일게임 사업에 날개를 달아줄 전망이다. 그동안의 잰걸음 수준이 아닌 큰 보폭의 움직임이다. 사업 노하우 측면에서도 일본 현지 게임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글룹스 인수가 본격적인 모바일게임 사업 확대 신호탄으로 해석되는 이유다.
글룹스(gloops)는 지난 2010년 초 모바게(Mobage) 플랫폼에 처음 모바일게임을 선보인 이래 ‘대열광! 프로야구 카드’과 ‘대연계! 오딘 배틀’, ‘대전란! 삼국지 배틀’ 등으로 시장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에 2010년(6월 결산) 1억엔 매출에 불과했던 글룹스는 2011년 40억엔, 2012년 237억엔(약 3400억원)의 매출을 기록, 폭발적인 성장을 일궜다. 2010년 500만엔의 적자는 2011년 13억엔으로 흑자전환한데 이어 2012년 영업이익이 58억엔(약 830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현재 일본은 미국과 함께 세계 최대 모바일게임 시장으로 꼽힌다. 이번 글룹스 인수를 통해 향후 넥슨이 연매출 규모 4000억엔(약 5조7300억원)의 일본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 것인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