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일본에서 삼성전자가 애플에 승리했다. 아직 판결전체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자국에서 각각 1승씩을 거둔 이후 제3국에서 나온 판결이어서 의미가 있다.
31일 일본 도쿄 지방법원 민사합의40부는 애플이 삼성을 대상으로 낸 '미디어플레이어 콘텐츠와 컴퓨터의 정보를 동기화하는 방법'에 대한 특허소송에서 삼성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날 일본의 판결은 미국 새너제이 법원과는 달리 판사가 법리적으로 해석한 결과다.
미국의 경우 대부분 ICT 비전문가들로 구성된 배심원들이 불과 22시간만에 평결을 내린 바 있다. 특히, 애매모호한 디자인 특허를 인정, IT 혁신을 가로막았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배심원 대표인 벨빈 호간과 애플간 관계에 대한 의혹도 이어지고 있어 미국 법원의 최종 판결이 변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삼성도 일본 법원 판결에 대해 "당사 제품이 애플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음을 확인해 준 것"이라고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다만, 애플이 제기한 또 다른 특허인 바운스백에 대한 판결의 경우 한국 법원에서도 애플의 기술로 인정한 만큼, 일본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또한 일본에서의 소송전이 한국과 미국 법원에 제기한 것과는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섣불리 삼성이 승기를 잡았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 애플의 디자인 특허소송에 대한 반감이 확산되고 있는데다 미국내에서 조차 애플에 대해 소송에 매진할 것이 아니라 혁신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전반적인 분위기는 삼성쪽에 다소 유리한 것으로 보여진다.
아울러 삼성의 기술특허 인정하는 국가가 늘어나고 애플의 디자인 특허에서도 미국과 달리 삼성의 손을 들어주는 사례가 많아질수록 자국 기업 보호를 위해 지나친 판결을 내린 미 법원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대될 수 있다.
애플이 미국에서의 대승으로 삼성에 커다란 충격을 주었지만 이로 인해 혁신기업에서 특허사냥꾼으로 이미지가 바뀔 경우 애플의 특허전 성적표는 '소탐대실'로 귀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