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박병엽 대표, “경영권 회복 보다 회사 성장 우선”(종합)
- 4월1일 자회사 ‘라츠’ 출범…휴대폰 제조사 하반기 생존 여부 판가름 날 것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경영권 되찾는 과정에서 내 이익과 회사 이익이 상충되는 지점이 있다. 내가 회사를 되찾는 것보다는 회사가 좋아지는 것이 우선이다. 신규투자 유치할 때 이를 최우선으로 고려할 것이다.”
23일 팬택 박병엽 대표<사진>는 경기 김포공장에서 열린 제21기 정기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경영권 회복 보다 회사 생존이 더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팬택은 지난 1991년 박 대표가 직원 6명으로 출발한 회사다. 지난 2001년 현대전자에서 분사한 현대큐리텔을 인수해 팬택앤큐리텔로 바꿨다. 지난 2005년에는 SK텔레콤의 휴대폰 단말기 자회사 SK텔레텍을 인수, 팬택에 편입했다. 팬택과 팬택앤큐리텔은 지난 2009년 12월31일 합병했다.
기업구조개선작업이 시작된 시점은 지난 2007년 4월부터다. 박 대표는 기업구조개선작업 추진을 위해 자신의 지분 전체(4000억원 규모)를 내놨다. 다만 채권단 지분을 우선적으로 매입할 수 있는 ‘주식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팬택 지분 65.23%를 갖고 있다. 팬택은 작년 12월31일자로 기업구조개선작업을 마쳤다.
박 대표는 “업계 상황이 지금은 신규 투자가 들어올 형편이 아니다. 살아남는 회사 윤곽이 드러나야 투자도 활성화 되지 않겠는가. 올 하반기면 살아남을 회사와 죽는 회사가 판가름 날 것”이라며 경영권 문제는 하반기 이후에나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결국 신규 투자를 박 대표 개인이 유치해 경영권 회복을 위한 주식 매수에 사용하기 보다는 팬택에 끌어들여 기업 발전에 사용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팬택은 올 1분기도 흑자를 지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19분기 연속 흑자다. 사업 다각화 등을 위해 오는 4월1일 유통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자회사 ‘라츠’를 설립한다. 기업구조개선 작업 종료 후 도약을 위해 사업총괄 신설 등 조직 재정비도 마무리했다. 사업총괄은 기술전략본부장 이준우 부사장에게 맡겼다. 사업다각화는 마케팅본부장이었던 박창진 전무가 이끈다.
박 대표는 “사업총괄 신설 등은 다음 세대 경영인 육성 등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 측면에서 유통 등을 포함한 자회사도 만든다”라고 말했다.
팬택은 올해 1400만대 전후 휴대폰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물량 확대보다는 수익 위주 전략을 취한다.
박 대표는 “삼성전자 애플 등을 포함 전 세계 휴대폰 제조사 중 연간 흑자경영을 실현한 몇 안 되는 회사로 성장했다”라며 “2012년 경영방침을 ‘내실경영’으로 정해 수익 중심사고, 낭비요소 제거, 사전 품질확보 및 성장동력 확보라는 4가지 과제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이를 바탕으로 영속 가능한 기업으로 변모시킬 질적 양적 성장을 동시에 추구해 나갈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KT테크 인수설에 대해서는 통상적인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박 대표는 “오래전부터 나왔던 얘기”라며 “KT가 KT테크 발전을 담보할 수 있는 인수자를 물색하고 있으며 이 중 하나로 팬택도 얘기가 나온 것”이라고 설명하며 인수여부에 대한 확답은 하지 않았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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