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산업의 핵심은 연구개발(R&D)이다.기술력이 SW 기업 경쟁력을 100% 좌우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국내 SW의 위상을 높이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선진적인 기술력이 바탕이 돼야 한다.
특히 SW 기술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설비투자 없이 인력으로만 승부하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디지털데일리>는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R&D 센터를 이끌고 있는 다양한 인물들을 만나 그들의 생각과 목소리, 애환을 10회에 걸쳐 전한다.<편집자>
[국내 SW를 주도하는 핵심, R&D를 이끄는 사람들] ② 핸디소프트 김용우 연구소장
[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핸디소프트는 지난 해 창립 이후 가장 큰 위기를 겪었다. 창업자인 안경영 회장이 누적적자로 어려움을 겪던 회사를 매각한 이후 기업사냥꾼들의 먹잇감이 됐다. 결국 상장 12년 만에 코스닥에서 퇴출되는 수모를 견뎌내야 했다.
그러나 의뢰로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회사를 떠나는 연구인력이 예상보다 많지 않았다. 특히 10년 이상의 고참 연구원들이 상당수 자리를 지켰다. 현재 핸디소프트 연구소 인력 40여명 중 3분의 1은 핸디소프트에서만 10년 이상 연구개발에 몸 담아온 연구원들이다.
김용우 연구소장<사진>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핸디소프트라는 브랜드에 대한 프라이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평했다. 김 소장 자신도 핸디소프트에서 21년째 연구개발에 몸담고 있다.
위기를 함께 극복해 낸 경험은 새 출발에 큰 힘이 되고 있다. 토종 네트워크 솔루션기업 다산네트워크가 핸디소프트를 인수한 후 경영이 안정되면서 핸디소프트가 다시 일어서고 있다. 특히 핸디소프트의 기술과 제품에 대한 지식이 많이 쌓여 있는 고참 연구원들이 자리를 지켜냄으로써 고객의 요구를 경험에 기반해 풀어나갈 수 있게 됐다.
김 소장은 “경험 있는 연구원들이 많기 때문에 고객으로부터 들어오는 요구를 대부분 수용할 수 있고, 새로운 기술이 등장해도 기존의 경험을 바탕으로 쉽게 적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소장에 따르면, 새롭게 태어난 핸디소프트는 ‘스마트 협업’과 ‘스마트 프로세스’라는 두 가지 테마를 가지고 연구개발을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기존에 해 왔던 그룹웨어와 비즈니스프로세스관리(BPM) 사업을 ‘스마트’라는 시대의 조류에 맞게 재정립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새롭게 개발한 제품 ‘업무넷’이다. 업무넷은 정형화되지 않은 업무를 기업내부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협업하고, 업무 진행상황을 관련 직원들과 함께 모니터링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김 소장은 “이메일을 통해서 진행되던 과거의 업무상 커뮤니케이션은 1대 1 방식이어서 추적이 어렵고, 진행상황 파악이 안 된다”면서 “관련자들이 함께 공유하는 소셜네트워크 상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면 커뮤니케이션 부족으로 생기는 손실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도 준비 중이다. 기업지식포털과 앞에서 설명한 업무넷은 클라우드 기반으로 제공하기 위해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김 소장은 덧붙였다.
김 소장은 특히 앞으로 기업 시장에 맞는 솔루션을 개발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핸디소프트는 주로 정부 및 공공시장을 타깃으로 사업을 펼쳐왔다. 우리 정부 및 공공기관의 그룹웨어의 상당수는 핸디소프트 작품이다. 전자정부 구축 경험으로 최근에는 해외 전자정부 시장에서도 조금씩 성과를 얻고 있다. 하지만 정부공공 시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핸디소프트가 어려움을 겪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김 소장은 “앞으로는 기업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여가기 위해 IBM∙MS 등 글로벌 경쟁사들과 제대로 경쟁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