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IT서비스] “예측하기 힘든 시장”…IT서비스업계, 신사업 짜내기 ‘고심’
[2012 전망/ IT서비스]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IT서비스업계 전문가들은 2012년은 국내 IT서비스시장이 결코 쉽지 않은 시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어느해 보다 '불확실성'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당장 업계 내부적으로는 '대기업의 공공부문 IT사업 참여 제한'으로 시장 구도의 변화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것인지가 예측하기 쉽지 않다. 한 해 매출이 1조원이 넘는 대형 IT서비스업체들이 먼저 좀 움직여줘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미동도 하지 않는 분위기다.
시장이 보여야 조직을 움직이는 데 현재로선 시장을 어떻게 봐야할 지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보이는 게 사실이다.
실제로 IT서비스업계의 2012년 신년 화두는 '생존', '소통' 등 외형적인 확장전략보다는 내적인 역량을 증대시키는 데 대부분 맞춰져 있다.
주변환경도 녹록치 않다. 유럽발 경제위기 여파가 여전하고 물가, 고용, 환율 등 국내 거시 경제지표의 불안, 여기에 국내 총선 및 대선이 치러져 기업들의 투자 관망세가 좀 더 길어질 것으로 보이고 또 한편으론 북한에 의한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앞서 한국IDC에 따르면 올해 국내 IT서비스 시장은 4% 성장이 예상된 바 있다.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던 지난해와는 달리 2011년 국내 IT서비스 시장은 성장 조정세 속에서 장기적인 성장 곡선으로의 회귀하는 양상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다.
하지만 이러한 수치와는 다르게 업체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실제 경기보다 더욱 낮을 것이란 게 관련 업계의 전망이다.
◆안정적 수익 창출에 집중 = 올해 IT 서비스업체들의 경영기조는 보다 안정적인 수익모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정부의 대형 IT서비스업체에 대한 공공시장 참여 제한, 정치 상황에 따른 대형 사업 발주 지연, IT서비스 시장 포화라는 근원적인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삼성SDS, LG CNS, SK C&C 등 대형 3사를 비롯해 중견 IT서비스업체들까지도 올해 주요 경영지표를 성장원년을 위한 준비와 신사업 발굴 등에 맞추고 있다.
올해 IT서비스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이는 것은 정부의 공생발전형 SW성장 전략에 따른 공공IT 사업 대기업 참여 하한제의 강화다.
그동안 현재 매출 8천억원 이상 대기업은 40억원, 8천억원 미만 기업은 20억원 이하 사업 참여를 제한하던 것에서 2012년에는 각각 80억원과 40억원 이하로 사업참여가 제한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대형 IT서비스업체는 물론 40억원 이하 제한 룰에 걸리게 된 중견 IT서비스업체들의 공공시장에서의 어려움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공공시장에서의 대외사업 매출 비중이 높았던 IT서비스업체들의 경우 해결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따라서 IT서비스업체들은 이러한 위기상황을 새로운 신규사업 발굴로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최근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유통 등 고정적인 수익창출이 가능한 IT유통사업에 뛰어드는 중견IT서비스 업체들이 많은데 이러한 시장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한편 ICT 융합 시장에 맞는 모바일 솔루션 및 헬스케어 IT 등 도입기를 거쳐 성장기에 접어들 것으로 관측되는 사업 발굴에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하여 이미 동양시스템즈, DK유엔씨, 현대정보기술 등 중견 IT서비스업체들은 유통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나섰다. 또 코오롱베니트, 한화S&C 등 업체들은 헬스케어 포털 등 신규사업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해외사업 및 인수합병에 관심 = 해외사업 발굴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국내 시장 정체를 이유로 IT서비스업계에선 해외시장 발굴에 속도를 내왔다. 여기에 공공SI 사업 참여 전면제한이 가시화되면서 대형 해외IT사업에 더욱 힘을 쏟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온 것.
하지만 유럽발 경제위기가 세계 IT프로젝트 시장에 얼마나 영향을 끼칠 지가 관건이다. 경제위기가 가속화되면 대형 IT사업 발주가 늦어질 수 있어 세계 경제동향이 국내 IT서비스업체들의 해외시장 진출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인 대형 사업이었던 금융 IT시장 변화도 IT서비스업계의 올해 전략에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올해는 차세대시스템에 착수했던 금융권의 시스템 오픈이 다수 예정돼있다. 이에 따라 금융권을 중심으로 가속화됐던 차세대시스템 구축 움직임은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금융 IT 시장에선 새로운 사업발굴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포스트 차세대 시스템 구축과 스마트 브랜치, 페이퍼리스 구현 등 그동안 시범사업으로 진행되거나 스마트 뱅킹 시대에 맞는 새로운 시스템 구축을 위한 IT서비스업체들의 분위기 띄우기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한편 새해 IT서비스업계의 M&A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SDS, LG CNS, SK C&C 등 M&A 시장에서 항상 거론된 업체들의 행보에 대해선 여전히 업계의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형 IT 서비스업체들의 공공시장에 대한 지배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예상치 못한 빅딜이 성사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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