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각계가 셧다운제에 대해 청소년의 자기결정권과 부모의 권리까지 침범하고 실효성까지 담보되지 않는 법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으나 결국 여성가족부의 주도 아래 셧다운제가 11월 20일 시행됐다.
이번 셧다운제로 여성가족부(여성부)가 게임업계 규제에 관여하게 된다. 셧다운제 시행 이후에도 명의도용 등으로 법안 실효성에 대한 말들이 분분한 가운데 지금의 게임업계는 여성부의 후속 규제를 고민하고 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문화부)는 게임산업의 주무부처로서 방패막이가 되지 못했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
셧다운제의 도입이 거론될 당시 업계가 마지막까지 규제 일원화를 외쳤으나 결국 청소년보호법과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게임법)에 규제가 나뉘게 됐다. 문화부가 여성부에 휘둘리기만 하다 여기까지 왔다는 지적도 나온다.
게다가 지난 11월 문화부가 입법 예고한 게임법 시행령 개정안에는 선택적 셧다운제 조항이 담겨있다. 이중 규제 논란이 불거지는 이유다.
또한 게임법 시행령 개정안에는 연령 및 실명인증 등의 본인 인증과 법정대리인에게 월 1회 이상 게임이용시간 및 이용료 등을 포함한 내용을 전달해야 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시행 이후 ‘스타크래프트1’ 등 본인 인증 시스템을 갖추기 어려운 패키지게임 서비스에 대한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청소년 이용게임 아이템 현금거래 금지도 관련업계의 도마에 올랐다. 12세∙15세 이용가능 게임물의 아이템 환전, 알선, 재매입 등을 금지하는 내용으로 이 부분이 성인의 권리까지 침해한다는 지적이다. 아이템 중개업체들은 전면적인 아이템 거래 규제에 들어갈 경우 지하경제 생성 등의 부작용이 발생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선택적 셧다운제와 게임이용자 회원가입 본인 인증, 청소년 이용게임 아이템 현금거래 금지 등의 내용을 담은 게임법 시행령 개정안은 내년 1월 22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게임 카테고리 개방…스마트폰 게임 대거 등장=올해 11월 애플과 구글이 게임 카테고리를 개방했다. 이에 따라 게임업계에 스마트폰 게임이 대거 등장했고 국내도 모바일 시장이 주류로 자리 잡아 가는 모양새다.
앞서 국내 통신사들이 오픈마켓을 운영하며 스마트폰 게임 시장을 키워왔지만 부족한 감은 있었다. 더욱이 애플 앱스토어의 게임 카테고리는 애플 독점 운영으로 이용자가 해외 계정을 만들어 우회접속하지 않는 이상 사용이 불가능해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원성이 높았다.
올해 11월 게임 카테고리가 열리자 국내 시장 공략에 애를 먹던 컴투스와 게임빌 등 기존 모바일게임사는 물론 시장 진입을 망설이던 한게임과 위메이드 등 온라인게임사들도 일제히 환영의사를 표시했다.
게임 카테고리 오픈 직후에는 외산 게임의 시장 진입에 국내 게임사들이 힘에 부치는 분위기였다. 당시 외산 게임이 일제히 순위권을 점령했으나 지금은 토종 게임들도 1위 등락을 거듭하는 등 상당한 시장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2012년에는 한게임과 위메이드, KTH 등의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따라 스마트 게임 대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컴투스와 게임빌도 각각 40종 이상의 게임의 출시를 예고하는 등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한 온라인게임사들이 모바일 시장으로 넘어오고 고사양 스마트폰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온라인게임을 닮은 스마트 게임도 출시가 잇따를 것으로 판단된다.
◆‘테라’ 론칭으로 게임업계 들썩=올해 초 한게임의 ‘테라’가 한때 업계 1위 ‘아이온’의 아성을 꺾기도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게임업계와 이용자들은 대형 신작 출현에 따른 업계 투자 활성화와 수년간 굳어진 경쟁구도를 깰 주인공으로 ‘테라’를 점찍었다.
그러나 상용화 이후가 문제였다. 이용자가 급속하게 빠졌다. 업데이트 지연이 ‘테라’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테라’는 지금도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초반 시장의 기대치를 감안하면 ‘테라’의 지금 위치는 성공과 거리가 멀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결국 시장에 이변이 없자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에 독보적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엔씨소프트의 시장 지배력이 한층 강화된 모양새다. 더구나 엔씨소프트는 내년에 출시할 대형 MMORPG ‘블레이드&소울’로 지금의 시장구도를 굳힐 전망이다.
◆엔씨소프트, 야구단 창단=엔씨소프트의 야구단 창단도 빠질 수 없는 이슈다. 15여년의 업력을 지닌 온라인 게임업계는 야구단 창단보다 대내외 시선이 집중된 사례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대기업의 독무대로 여겨졌던 프로야구 시장에 벤처기업으로 시작한 엔씨소프트가 뛰어들었다는 것은 업계 내에서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놀라운 일이었다. 처음에는 1조원을 넘지 못하는 엔씨소프트의 매출규모가 야구단 창단에 걸림돌이 됐다. 하지만 40%를 넘나드는 영업이익률 등 탄탄한 재무구조와 회사 측 강력한 의지에 결국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창단의 문호를 열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3월 이상구 전 롯데 단장을 초대 단장에, 5월에는 이태일씨를 야구단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이후 공모를 통해 구단명을 NC다이노스로 확정하고 올해 9월 김경문 감독 선임까지 마무리했다. NC다이노스는 내년 2군 경기를 시작으로 2013년 1군에 합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