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기업에 데스크톱 가상화 열풍이 불고 있다. 특히 VDI(Virtual Desktop Infrastructure)를 기반으로 한 데스크톱 가상화는 클라우드 컴퓨팅이라는 시대적 흐름과 맞물려 기업들이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포 레스터 컨설팅이 지난 9월 한달 동안 전세계 546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향후 기업들이 가장 우선적으로 투자할 항목으로 나타났다. 노트북, 태블릿, 스마트폰 등 다양한 단말기를 사용하면서도 하나의 업무환경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VDI 기술이 가장 효율적인 것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러나 VDI에 대한 시장의 요구는 커지고 있지만, 기업들은 자사 환경에 맞는 적당한 솔루션이 무엇인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디지털데일리>는 국내 VDI 시장을 살펴보고, ▲VM웨어 ▲시트릭스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이 분야 선도 기업들이 제시하고 있는 최신 VDI 전략 및 솔루션, 구축사례 등을 심층 분석한다.
- [기획/VDI시대 열렸다]③ 최신 기술로 문제점 보완
[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가상데스크톱환경(VDI)이 보안, 관리, 100% 멀티 디바이스 활용 등 많은 장점을 가져다 주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VDI 도입한 기업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PC를 쓸 때보다 VDI 환경에서는 사용자 경험이 나쁜 편이고, 스토리지 비용이 지나치게 높아지는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 VDI에서 멀티미디어 구동하기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VDI를 구축한 모 시는 고화질 동영상을 재생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무원의 경우 화상 교육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 시의 VDI 환경에서는 전체 화면으로 영상을 볼 수 없다. 때문에 이 지자체의 공무원들은 화상교육을 받을 때 작은 화면으로 보거나, 다른 일반 PC를 통해서 교육을 받는다.
VDI 상에서 플래시 영상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 재생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네트워크 대역폭의 한계 때문이다. 동시에 여러 사용자가 네트워크를 통해 서버에 있는 정보를 받아오기 때문에 VDI는 대역폭 사용량이 많다. 100Mbps 이상의 LAN 구간에서는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WAN 구간에서는 사용자 경험이 나빠질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출시된 VDI 솔루션들은 이런 문제를 상당부분 완화했다. 앞서 언급한 지자체가 도입했던 VDI 솔루션은 오래된 버전이다.
시트릭스의 경우 ICA 프로토콜과 HDX라는 독자 기술을 통해 고화질 동영상을 문제에 대처하고 있다. ICA는 애플리케이션 사용자 인터페이스∙데이터 프리젠테이션 전송을 위한 독자적인 프로토콜로 시트릭스 경쟁력의 원천이다. HDX는 ICA와 함께 멀티미디어에 대한 사용자 경험을 극대화하기 위한 솔루션이다.
VM웨어의 경우 PCoIP라는 기술로 이에 대응하고 있다. PCoIP는 가상 데스크톱을 위한 전용 프로토콜로, 서버에서 모든 것을 처리해 클라이언트로 전송하는 기술이다. PCoIP의 장점은 클라이언트의 컴퓨팅 파워를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클라이언트의 성능에 구애 없이 일정한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또 씬클라이언트나 제로클라이언트와 같은 컴퓨팅파워가 전혀 없는 장비를 이용하는 것도 수월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RDP 프로토콜을 이용한다. 이 프로토콜은 시트릭스가 애플리케이션 가상화를 구성할 때 사용하기도 한다.
VDI 솔루션의 성능이 발전할 수록 VDI 사용자 경험은 개선돼 왔다. VDI 솔루션 업체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VDI를 사용할 경우 멀티미디어 사용자 경험이 나빴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최근 출시되는 솔루션을 이용하면 이 같은 문제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CAD 작업처럼 사용자 경험이 중요한 업무에 VDI를 사용하는 것은 아직 무리라는 평가다. 제조업체들은 도면 보안 등의 이유로 VDI 도입을 희망하지만, 워크스테이션의 성능을 VDI가 대신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에 도입을 보류하고 있다.
이에 대해 최근에 VDI를 구현한 한 금융권 관계자는 “VDI로 기존의 모든 업무를 하고, 사용자 경험을 그대로 누리길 바라는 것은 착각”라면서 “무조건 VDI를 도입하기 전에 VDI에 알맞은 직군과 업무를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토리지 문제도 해결 중
VDI의 가장 문제점 중 하나는 스토리지 비용이다. 수천∙수만 대의 가상 데스크톱을 그대로 스토리지 상에 저장해 두면, 수십∙수백 테라바이트 용량의 스토리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1만 명의 직원들에게 10기가바이트씩만 할당해도 100테라바이트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는 당연히 스토리지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또 부트 스톰(Boot Storm)이나 바이러스 스톰(Virus Storm)과 같은 부하문제도 있다. 아침에 출근해서 전 직원이 동시에 컴퓨터 전원을 켜거나 점심시간에 바이러스 체크 프로그램이 일시에 실행되는 경우 전체 VDI 환경이 마비될 수도 있다.
VDI 솔루션 업체들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대안을 내 놓고 있다. 예를 들어 VM웨어의 경우 마스터 이미지에서 가상 데스크톱을 생성하는 뷰 컴포저라는 기능을 제공한다. 이는 사용자에게 모두 운영체제와 저장공간을 할당하는 것이 아니라 공통 업무를 하는 사람들에게 하나의 이미지만 제공하는 것이다. 사용자 별로 사용자 설정을 통해 개인 업무 환경을 구성한다.
또 바이러스 스톰을 막기 위해 가상 머신별로 백신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고, 백신 전용 가상 머신 하나만 만들어 네트워크 상에서 진단하는 새로운 기법들도 등장했다.
이와 관련 VDI 솔루션 업체 한 관계자는 “VDI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다양한 문제점이 나타났고, 이에 대한 해결책이 제시됐다”면서 “VDI는 이제 캐즘을 넘어 확산되는 단계에 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