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애플이 사면초가(四面楚歌)다. 특허 소송이 부메랑이 됐다. 휴대폰 제조사, 운영체제(OS) 업체에 이어 통신사들도 속속 반(反)애플 진영에 합류하고 있다. 애플은 오는 10월4일 스마트폰 신제품을 공개할 예정이지만 마케팅과 판매에도 빨간등이 들어왔다.
28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미국 4위 통신사 T모바일이 미국 법원에 애플이 삼성전자에 제기한 미국내 제품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삼성전자를 지지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에 앞서 미국 최대 통신사 버라이즌와이어리스도 삼성전자의 주장에 힘을 싣는 의견을 냈다. 미국 통신사의 주장은 “애플이 주장하는 것이 공공의 이익를 저해한다”라는 내용이다.
통신사들이 속속 삼성전자에 합류하는 것은 애플로서는 달가운 일이 아니다. 애플은 경쟁 휴대폰 제조사를 견제하기 위해 삼성전자 제품에 대해 집중적인 소송을 전 세계적으로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에 이기지 못하면 다른 제조사를 압박할 수단을 잃게 된다. 휴대폰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통신사를 통해 판매한다.
애플은 지난 26일(현지시각) 네덜란드에서 열린 삼성전자와의 소송에서는 거래 당사자와 비밀 준수 의무를 위반하고 로열티 기술사용료를 공개해 제조사와 칩셋 업체로부터 상거래 관행을 져버린 행위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 특허를 무단 사용했다는 사실도 인정했다.
애플의 안드로이드 진영에 대한 공격에 대한 방어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도 합류했다. MS는 삼성전자와 모바일 특허 크로스 라이선스를 체결했다.
애플이 비난을 받는 이유는 자신의 기술과 정보는 보호를 받기를 원하면서 상대편의 기술과 정보를 지켜주지 않는 태도 탓이다. 애플은 작년 ‘아이폰4’의 정보를 출시 전 공개한 언론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취재 불이익을 주는 등 자사의 정보에 대해서는 철저한 비밀주의를 고집하고 있다. 출시 일정 등을 사전 노출한 통신사에게는 제품 공급을 중단키도 했다.
반 애플 전선이 확대되면서 애플이 새로 발표할 ‘아이폰5’에 대해 마케팅 및 판매금지 신청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대표로 거론되고 있지만 다른 업체가 소를 제기할 수 있다는 의견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애플이 지금과 같은 소송 전략을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애플이 각사의 로열티를 인정하게 되면 더 이상 고성장 기조를 지속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애플이 화의를 시도한다면 아이폰5 발표 또는 시판 전후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