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2011] 구글과 애플을 경계한다… 글로벌 전자업체 소프트·플랫폼 경쟁 가열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스마트TV의 누적 판매량이 3000~5000만대에 달하게 되면 우리 콘텐츠·애플리케이션(앱) 생태계가 선순환 구조로 돌아가게 될 겁니다.”
윤부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장은 2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IT·가전전시회 IFA 2011 현장에서 기자와 만나 이 같이 말했다. 윤 사장은 “지금까지 팔려나간 삼성전자 스마트TV는 1000만대가 넘으니 2012년 하반기나 2013년쯤이 되면 TV 사업 모델이 하드웨어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콘텐츠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IFA 전시에 ‘스마트 라이프, 스마트 월드’를 주제로 다양한 스마트TV와 관련 애플리케이션, 콘텐츠를 선보였다. 자체 운영체제(OS) 바다 2.0을 탑재한 웨이브3, 무료 문자메시지서비스(SMS) 챗온 등도 이번 전시에서 첫 공개하며 운영체제와 서비스 레벨에서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이번 전시에서 표면적으로는 3D를 강조하고 나섰지만 조용히 플랫폼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LG전자는 이번 IFA 전시에서 필립스·샤프와 함께 스마트TV 플랫폼 연합군을 결성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앱 개발 환경을 통일해 스마트TV용 애플리케이션(앱)을 상호 공유하겠다는 취지다. LG전자는 이번 협력이 순조롭게 이뤄지면 개발자들은 보다 수준 높은 앱 개발에 집중할 수 있고 개발 시간 단축과 시장 확대라는 장점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소니는 첫 태블릿 신제품을 공개하는 동시에 자사 하드웨어와 조화를 이루는 네트워크 플랫폼 ‘소니 엔터테인먼트 네트워크’의 구체적인 서비스 계획을 밝혔다. 우선 1000만곡 이상의 노래를 보유한 뮤직 언리미티드 및 주문형 비디오 서비스 비디오 언리미티드를 유럽 전역에 순차적으로 론칭한다. 소니의 네트워크 플랫폼 전략은 애플의 아이튠스-아이폰 등의 전략과 닮아있다.
◆구글과 애플 경계… 전자 업체들 “내 플랫폼 가져야”
전문가들은 나의 플랫폼을 가지지 못한 업체들은 향후 하드웨어를 제조하는 하청 업체로 전락할 위험성이 크다고 경고한다. 구글과 애플은 플랫폼 헤게모니를 쥐고 소형 모바일 기기를 중심으로 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1년 전만 해도 하드웨어 전시에 주력했던 국내외 전자 업체들이 이번 IFA 전시에 자체 플랫폼 전략을 밝히거나 서비스를 공개하는 것은 이 같은 상황과 맥락이 닿아있다.
서영재 LG전자 HE사업본부 스마트TV팀장 상무는 “지금부터 스마트TV의 플랫폼 경쟁력을 높여놓지 않으면 파괴적 혁신을 통해 시장에 진입하는 후발주자(구글과 애플 등) 때문에 애를 먹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은“남의 플랫폼을 쓰면 내 마음대로 기능을 업그레이드하거나 생태계를 조성할 수 없다”며 “내 플랫폼을 가져야 하고 내 것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100년이 넘는 전자산업 역사상 볼 수 없었던 급진적 변화와 사업간 영역파괴 경쟁이 진행 중이며 기기간 연계, 서비스 융합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로 다양한 모바일 기기가 새롭게 창출되고,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의 등장으로 새로운 산업이 태동되거나 기존 산업의 재창조가 진행되는 반면, 시장과 사업 불확실성은 점점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 부회장은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하드웨어·소프트웨어·서비스를 통합하는 역량”이라며 “삼성전자는 이미 확보된 강력한 하드웨어 경쟁력을 바탕으로 핵심 소프트웨어와 솔루션 사업 역량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베를린(독일)=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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