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포스트 차세대 “어떻게 할것인가?”
대구은행이 최근 차세대시스템을 오픈하면서 은행의 차세대시스템 구축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가고 있다. 하지만 차세대시스템을 완료한 금융권을 중심으로 또 다른 차세대시스템에 대한 얘기가 나오고 있다.
‘포스트 차세대’, ‘차차세대’,‘2기 차세대’ 등이 바로 그것이다. 실질적인 행동도 보인다. 기업은행은 최근 포스트차세대 구축에 2600억원을 투자키로 하며 본격적으로 나선 상황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포스트 차세대’의 구현 목적과 방법에 대해서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금융권이 선행적으로 완료한 차세대시스템이 과연 성공적이었느냐를 두고 시각차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 14일, 삼성SDS가 개최한‘파이낸셜 비즈니스 인사이트 컨퍼런스 2011’에서 포스트 차세대에 대한 접근방법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 것은 그래서 흥미롭다.
이 자리에선 ‘포스트차세대금융시스템 : 차세대의 진화인가, 아니면 새로운 돌연변이인가?’라는 주제로 경희대학교 경영학부 박주석 교수의 키노트 세션이 마련됐다.
박 교수는 “대규모 정보시스템 프로젝트를 1980년대는 전략정보시스템, 1990년대는 신시스템, 2000년대는 차세대시스템이라고 불렀다”며 차세대시스템이 결국 대규모 전산 프로젝트의 다른 표현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그동안 선행된 금융권의 차세대 시스템 프로젝트에 대해 박 교수는 "모든 이슈를 차세대시스템에서 해결하려고 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기존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에 대한 문제점 몇가지를 꼽았다. 이를테면 ▲너무나 많은 시간이 걸렸다. ▲실제로 모든 이슈를 해결하지는 못 했다. ▲너무나 커서 변화관리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확실한 경쟁우위를 얻었다. ▲결국 성과도 많았고 고생도 많이 했다 는 것으로 요약된다.
물론 차세대시스템을 통해 우리 나라가 금융IT분야에서 앞서나간 것은 사실이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가 IT요소기술은 뒤쳐졌지만 IT통합기술은 전세계에서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다시 말하면 시스템 구축 역량은 금융권 IT관계자는 물론 시스템통합(SI) 업체들이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는 뜻이다. 실제로 국내 금융권 차세대시스템은 ‘고난과 어려움’으로 점철됐다고 표현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무수한 시행착오를 거쳐 탄생됐다.
이 과정에서 금융권에선 차세대시스템에 대한 피로감을 노출시키기도 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포스트차세대시스템은 벤치마킹할 대상이 없다는 점에서 이들 금융IT 관계자들에게 새로운 도전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그림> 포스트 차세대 이슈/ 출처 삼성SDS ‘파이낸셜 비즈니스 인사이트 컨퍼런스 2011’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왜 포스트차세대에 다시 관심을 갖고 이를 추진하는 것일까?
박 교수는 최근의 금융권 환경변화에서 답을 찾았다. 그는 금융권에서 위험관리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으며, 컴플라이언스(Compliance)와 레귤레이션(Regulation)이 전세계적인 표준 관점으로 적용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한다. 또 금융기관에서는 모바일금융 뿐만 아니라 스마트 TV와 스마트 브랜치(Smart Branch)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으며 기술적으로는 클라우드 컴퓨팅의 등장이 새로운 접근관점을 요구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클라우드컴퓨팅은 금융권에서도 조만간 일반화 될 것이라는 게 박 교수의 전망이다.
IT 리스크 때문에 금융기관에서는 클라우드 컴퓨팅 적용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최소한 일부 영역에서는 클라우드 컴퓨팅이 확실히 적용될 것이라는 것. 특히 포스트차세대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비즈니스 허브에 클라우드 컴퓨팅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최근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소셜 컴퓨팅도 포스트 차세대에서 접근이 이뤄져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박 교수는 “엔터프라이즈 컴퓨팅은 소셜 컴퓨팅과 연계돼 익스텐드 엔터프라이즈 컴퓨팅(Extended Enterprise Computing)으로 발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마지막으로 그는 포스트 차세대가 한번에 모든 것을 구축하는 빅뱅(Big Bang) 방식이 될지 아니면 점진적으로 구축하는 ‘Phased Approach’가 될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많은 전문가들이 향후에는 빅뱅 관점의 대규모 프로젝트가 수행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하지만 점진적 도입 역시 단계별 시스템간의 복잡한 인터페이스 그리고 데이터 역 컨버전 등의 심각한 문제가 여전히 있다”며 “전사 통합 관점을 고려하면서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론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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