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윈텔’에 이어 ‘윈컴’ 시대가 열리는가. 퀄컴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시장 주도권 다툼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사실상 독점적 협력에 이어 세계 최대 휴대폰 업체 노키아를 고객사로 확보했다. 이에 따라 MS의 운영체제(OS) 시장 확대가 곧 퀄컴의 점유율 확대로 이어질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
MS도 태블릿PC를 염두에 둔 ‘윈도8’을 공개했다. 작년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윈도폰7’에 이어 모바일 시장에 맞춰 전열을 재정비했다. 윈도8은 MS의 PC용 OS 중 처음으로 모바일 AP 제조에 사용되는 암(ARM) 계열 기술을 지원한다.
MS는 지난 1분기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 단말기 OS 시장에서 3% 전후의 점유율을 기록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장조사기관이 향후 2년 안에 윈도 계열 OS가 안드로이드 OS에 이어 모바일 OS 분야에서 2위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윈도 계열 OS는 안드로이드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제조사가 이용할 수 있다는 점과 PC와 연동해 다양한 서비스를 하기에 유리하다는 점 등 잠재력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현재 윈도폰7 OS를 내장한 스마트폰용 AP를 공급하는 곳은 퀄컴이 유일하다. MS는 윈도폰7 하드웨어 사양으로 통신기능칩(베이스밴드칩)과 AP를 통합한 1개의 칩을 사용하도록 정하고 있다. 퀄컴만 이 사양을 충족하는 칩을 양산 중이다. 인텔,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 엔비디아 등도 관련 제품을 개발 중이다.
스마트폰 주력 OS로 윈도폰7을 쓰기로 한 노키아도 퀄컴을 파트너로 삼았다. 그동안 노키아는 퀄컴과 거래관계가 없었다. 노키아는 윈도폰7 스마트폰으로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던 스마트폰 사업의 반등과 북미 시장 공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노키아 스테판 엘롭 최고경영자(CEO)는 “퀄컴 스냅드래곤이 채용된 윈도폰7 스마트폰이 연내 출시된다”며 “윈도폰7을 OS로 선택한 것은 세계 최대 휴대폰 시장인 북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MS의 파트너로 PC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을 평정한 인텔처럼 퀄컴이 제2의 윈텔(윈도+인텔)인 윈컴(윈도+퀄컴)이 될지 주목된다.
퀄컴 랍 챈독 사장은 “스냅드래곤이 MS의 스펙에 맞춰져 있는 것이지 독점은 아니다. 인텔처럼 퀄컴이 윈컴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기는 아직 이르다”라며 “윈도8은 TI와 엔비디아도 지원하기 때문에 (PC와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라고 아직 경쟁에서 승기를 잡았다고 안심하기에는 이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