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IT시장,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나?
그동안 국내 IT업체들의 불모지였던 일본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글로벌 IT업체들에게 아시아 태평양시장은 일본과 나머지 아태지역 나라로 구분될 만큼 일본 IT시장은 규모면에서 차원을 달리한다.
따라서 일본 IT시장의 진입장벽 또한 상당히 높은 편이다. 특히 국내시장처럼 현지 기업의 IT자회사들이 IT서비스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글로벌 기업의 진입도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일본 IT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국내 IT업체들의 연이은 시장 진입으로 기대치를 높여가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국내 IT업체들이 직접 시장 진출을 하는 형태보다는 현지 IT업체와 공조를 통해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하지만 예전에는 이러한 공조조차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랄만한 변화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처럼 거대한 벽으로 막혀왔던 일본 IT시장이 열리고 있는 까닭은 일본의 안팎의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최근 KT는 일본 소프트뱅크와 함께 일본 기업들을 위한 데이터센터 서비스 및 클라우드서비스 제공을 위해 합작사를 설립하고 일본에서 가깝고 한일 간 해저 광케이블의 시작점인 부산 인근(김해 국제공항에서 20Km 이내)에 데이터센터를 10월까지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T와 소프트뱅크가 손잡은 가장 큰 이유는 일본 동부지진으로 인해 일본 현지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운영 안정성이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관련 블로그)
실제로 최근 일어난 지진으로 인해 일본 데이터센터 업체들은 불안에 직면해있다. 일본정부의 ‘전력사용 제한령’ 시행 방침에 따라 일본 기업들은 오는 7월부터 전력 사용량의 15%를 감축해야 하는데 ‘전기먹는 하마’로 일컬어지는 데이터센터에 이는 운영상 치명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소프트뱅크는 지진에 있어 안전하고 거리상으로도 가까운 한국의 데이터센터를 통해 원활한 현지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오는 2015년부터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국제회계기준(IFRS)를 도입해야 하는 일본의 상황을 고려해 일본보다 먼저 IFRS를 도입한 국내 업체들에 대한 현지의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국내 IFRS 관련 업체들은 일본의 협력 및 솔루션 유통에 대한 요청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국내 업체들이 자체개발을 통한 IFRS 도입을 진행하다 패키지 기반으로 선회한 경험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일본 IT 업체들은 패키지를 통한 일원화된 시스템 구현 방법에 많은 관심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지 IT업체들이)단순히 국내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것을 넘어서 패키지 도입 및 최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제 시장 공략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IT업체들의 금융IT 개발 역량도 인정받고 있는 분위기다. LG CNS는 일본 SBI금융그룹과 현지 IT서비스 합작사 설립을 진행하고 있다.
LG CNS는 지난 2009년 9월 SBI생명보험의 메인 시스템인 기간계 시스템을 비롯해 콜센터 시스템, 웹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국내 IT기업 최초로 일본 금융시장에 진출한바 있다.
현재 LG CNSS와 SBI그룹은 초기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셋팅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사업추진 준비단계에 들어섰다. 사무환경정비, 정관마련, SBI 및 LG CNS 인력이 순차적으로 합류 중이며 LG CNS의 선진 품질체계 전파를 위해 SBI그룹 품질관리 컨설팅을 수행 중에 있다.
흥미로운 점은 SBI그룹의 모태가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 인베스트먼트라는 점이다.
SBI그룹은 1999년 소프트뱅크의 자회사로서 벤처 캐피탈 업무를 시작으로 설립되었으며, 2006년 소프트뱅크로부터 경영분리했다.
KT와 LG CNS 모두 소프트뱅크와 협력을 통해 일본 시장 진출의 기반을 닦았다는 점에서 소프트뱅크의 친 한국적(?)인 성향이 드러난다.
한편 이처럼 현지 파트너 설정은 일본 시장 진출을 위한 주요 키워드이기도 하다.
최근 일본 리테라크레아 증권(Retela Crea Securities)을 비롯한 2개 증권사와 일본 외환 거래 회사인 FX프라임에 DBMS를 공급한 알티베이스 해외사업본부 임종석 본부장은 “파트너 선정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사실”이라며 “2007년도부터 파트너와 공조, 지난해부터 서서히 결과가 나오고 있다.
일본에서의 한국 업체들에 대한 신뢰도가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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