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유지기자] 경찰의 현대캐피탈 고객정보 해킹 사건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11일 현대캐피탈 고객정보 해킹이 필리핀에서 국내 서버를 경유해 이뤄진 것으로 확인하고, 이 경유서버에 가입해 이용요금을 결제한 20대와 30대 남성 두명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또한 해커가 돈을 입금하라고 지정한 계좌에 현대캐피탈이 송금한 돈 1억원의 일부를 인출한 남성 두 명의 CCTV 영상을 확보하고, 이들의 행방을 쫒고 있다.
경찰은 지난 8일 오후 2시 44분에 농협 구로지점에서 돈을 인출하는 모습을 담은 한 남성과 함께 9일 오후 6시 신한은행 숙대입구 지점에서 지급 정지된 계좌에서 돈을 인출하려는 장면이 찍힌 CCTV 영상을 입수했다.
해킹을 저지른 범죄자들은 지난 7일 오전 현대캐피탈 온라인 사업팀 직원 몇 명에 이메일을 보내 개인정보 DB를 해킹해 보관중이며, 지정된 계좌로 5억원을 입금하지 않으면 인터넷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했다. 이 협박 메일 발송IP는 경유서버로 보이는 브라질로 경찰은 확인했다.
경찰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은 지난 8일 우체국과 농협, 기업은행, 국민은행 계좌에 5억원을 분산 입금할 것을 요구받아 이들 중 한 계좌에 1억원을 입금했다.
이후 총 9개 계좌로 분산 이체된 1억원 가운데 5900만원은 계좌 지급정지 중이고, 나머지 4100만원 중 3000만원이 인출된 것으로 경찰은 확인했다. 돈을 인출해 간 3000만원은 농협과 기업은행, 국민은행, 우체국 등 6개 은행 계좌 각 600만원씩이다.
이병하 서울지방경찰청 수사과장은 “접속지와 경유서버 IP 등과 함께 입금한 1억원의 자금 흐름과 연결된 은행계좌를 분석, 압수수색하고 확보한 CCTV 영상을 바탕으로 범인을 검거할 예정”이라며, “이전에 기업을 대상으로 협박한 사건과 연관성이 있는지도 수사해 범인을 조기 검거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