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박병엽 부회장, ‘애플, 태블릿 시장 망치고 있다’
- ‘아이패드2’ 가격정책, 종의 다양성 깨는 경쟁자 죽이기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애플 ‘아이패드2’의) 그 가격은 다 죽으라는 소리다. 짧게 보면 소비자 측면에서 좋지만 종의 다양성을 깨뜨려 장기적으로는 독점구조가 만들어져 좋지 않다. 초기에는 서로 기술 개발도 하고 경쟁도 하면서 나가야 소비자 선택권도 넓어진다. 이 원가구조는 삼성전자도 손해를 감수한 것일 것이다.”
25일 팬택 박병엽 부회장<사진>은 경기 김포공장에서 열린 제20기 정기 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하고 태블릿 시장이 초기에 너무 독점 구도로 흐르고 있다고 우려했다.
애플이 초반 기선제압을 위해 가격을 무리하게 운영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태블릿 개발비가 스마트폰보다 50% 이상 더 든다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태블릿은 아직 규모의 경제가 갖춰지지 않아 스마트폰에 비해 부품 원가도 높다. 그러나 삼성전자를 비롯 시장 초반 뒤쳐져서는 안된다는 생각 때문에 애플 가격과 비슷한 수준에 맞추고 있는 추세다.
박 부회장은 “그래도 시장을 놓치면 안되기 때문에 올해 태블릿을 출시할 것”이랴며 “지난 번에 개발을 했던 제품은 현재 시장에 맞지 않아 새로 개발 중이다”라고 말했다.
일본 대지진 관련 부품 수급 문제와 관련해서는 아직은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박 부회장은 “무역협업체계는 나사 1개만 없어도 문제가 생긴다”라며 “아직은 괜찮지만 장기적으로 가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라고 전했다.
또 “현재 주요 부품들의 이원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가 만든 바다 OS에 대한 러브콜도 계속했다.
박 부회장은 “바다는 정말 삼성전자가 잘 만든 OS다”라며 “여력이 없어서 못하고 있는 것이지 바다 OS 스마트폰을 만들겠다는 전략은 아직 유효하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서 휴대폰 출고가 문제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는 것에 관해서는 구조적인 문제를 짚어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 부회장은 “지금까지 있었던 상거래 행위를 공정위가 짚어보는 것은 당연히 옳지만 통신사, 제조사, 유통 등 그동안 거래 관행을 감안해야 한다”라며 “거래 관행 속에서 한 곳이 이를 깨기는 쉽지 않은 만큼 총체적 구조를 들여다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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