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2011 클라우드③]“중소기업에 클라우드란 IT 민주주의다”
[기획] 클라우드 컴퓨팅 비즈니스 지형을 바꾼다.
1부. 클라우드 컴퓨팅, 당신의 회사엔 어떤 의미인가
(상) “프라이빗 클라우드는 현대판 아나바다 운동”
(중) “중소기업에 클라우드란, IT민주주의”
(하) 당신만을 위한 클라우드, 개인 클라우드 컴퓨팅
장면 #1
[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삼성전자는 15년 전 전사적자원관리(ERP)를 위해 독일 SAP의 R/3를 도입했다. 당시 R/3는 SAP의 모든 기술이 집약된 ERP 솔루션으로, 도입하기 위해 규모에 따라 수십억, 많게는 수백억 원이 소요되는 고가의 솔루션이었다.
수제햄버거 크라제버거로 유명한 ‘크라제 인터네셔널’도 SAP의 ERP 솔루션을 도입한 바 있다. 크라제 인터네셔널이 선택한 솔루션은 ‘SAP 비즈니스 원’이다. 이 솔루션은 SAP가 중소기업용으로 만든 것으로, 적게는 수천만 원 수준에서 ERP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다.
R/3와 비즈니스 원은 모두 SAP의 제품이지만 기능에는 큰 차이가 있다. 같은 승용차라고 하더라도 벤츠와 티코가 다른 것과 마찬가지다.
크라제 인터네셔널이 SAP비즈니스 원을 선택한 이유는 간단하다. R/3와 같은 솔루션은 비싸기 때문이다. 비록 기능이 좀 적고, 유연성이 부족하더라도 중소업체 입장에서는 저렴한 솔루션을 사용할 수 밖에 없다.
장면 #2
전 세계 직원수가 30만 명에 달하는 HP는 최근 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을 세일즈포스닷컴으로 교체했다. 이에 따라 전 세계 HP 직원들은 세일즈포스닷컴을 통해 고객을 관리한다.
하이닉스에서 분사한 국내 중소 반도체 업체인 ‘매그나칩반도체’도 지난 2006년부터 세일즈포스닷컴을 CRM 시스템으로 이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고객데이터를 통합 관리하고, 프로세스를 개선했다.
매그나칩반도체와 HP가 사용하는 CRM 시스템은 똑같다. 초대형 글로벌 IT업체와 국내 중소업체가 같은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 규모면에서 HP와 비교조차 할 수 없는 매그나칩반도체가 HP와 같은 CRM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는 이유는 ‘클라우드 컴퓨팅’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SAP R/3와 같은 전통적인 컴퓨팅 모델은 대규모 IT 투자가 가능한 기업만이 그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세일즈포스닷컴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대기업이나 중소기업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사용한 만큼의 비용만 내면 되기 때문이다.
세일즈포스닷컴의 창립자인 마크 베니오프 CEO는 이달 미국 샌프린시스코에서 열린 연례 컨퍼런스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은 IT의 민주주의”라고 말했다.
기존에 막강한 IT기술의 혜택을 맛볼 수 있는 기업은 대부분 대기업이었다. 최첨단 IT기술은 대부분 중소기업과 거리가 멀었다.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업무용 애플리케이션 하나를 마련하려고 해도 서버, 스토리지, 운영체제, DB, 웹서버, 응용프로그램 등 준비해야 할 것이 한 두 개가 아니었다.
그러나 클라우드 컴퓨팅은 이 같은 문제를 일거에 해결한다. 월 몇 만 원이나 몇 십만 원만 투자하면 글로벌 대기업들과 같은 IT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다.
마크 베니오프 CEO는 “사용자가 수만 명인 대기업부터 수십 명의 중소기업까지 모두 우리의 고객”이라며 “기업 규모에 관계없이 모든 고객이 동일한 컴퓨팅 파워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특히 벤처기업이 활용하기에 유리하다. 미국의 신생벤처기업 애니모토가 대표적인 사례다. 애니모토는 온라인 상에서 사용자들의 사진을 이용해 독창적인 뮤직 비디오를 만드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이트다.
애니모토는 아마존의 EC2, S3 등 클라우드 서비스를 기반으로 자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얼마나 많은 이용자가 접속할 지 모르는 상황이어서 처음에는 서너대의 서버로 사업을 시작했다. 운 좋게도 애니모토 서비스는 출시 1주일만에 대박을 터뜨렸다. 엄청난 사용자들이 사이트에 몰려들기 시작했다.
<애니모토의 트래픽 추이>
만약 이 회사가 내부에 서버를 두고 서비스를 했다면 애니모토 사이트는 금방 다운됐을 것이다. 서버를 새로 사서, 설치하는 시간을 사용자들은 기다려주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한 이 회사는 일주일만에 트래픽이 수백배 늘어났어도 금방 대처할 수 있었다. 사용자가 늘어난 만큼 아마존 클라우드 서비스의 가상 서버만 늘려주면 간단히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의 서버 수만 대가 모두 자신의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개발업체 그루터 김형준 아키텍트는 “클라우드 컴퓨팅의 가장 큰 특징은 무한대의 확장성”이라며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벤처기업의 경우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시작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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