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국내 서버 시장이 x86 서버는 한국HP, 유닉스 서버는 한국IBM으로 양분화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사는 특히 3분기(7월~9월) 국내 서버 시장에서 x86과 유닉스 각 분야에서 매출 기준으로 5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했다. 한국HP의 경우 대수 기준으로도 거의 50%에 육박한 점유율을 보였다. 즉 국내에서 판매되는 x86 서버 2대 중 한 대가 HP 서버라는 얘기다.
국내 유닉스 서버 시장의 경우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한국IBM이 매출 기준으로 53.5%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15일, 관련업계 및 한국IDC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국내 서버 시장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2% 증가했으며, 출하대수 또한 2만6225대로 15.7% 증가했다.
다만 지난해 3분기에 1200원대 중반의 환율이 적용됐던 것에 비해 올 3분기는 1190원 가량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실제 성장율은 이보다 높다.
한편 x86서버와 유닉스 서버의 비중은 40:60으로 여전히 유닉스 시장이 높았다.
◆국내 x86 서버 2대 중 1대는 HP…델은 IBM 제치고 2위= 국내 x86 서버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33.2% 증가한 1090억원을 형성했다.
출하대수 역시 2만4400대 규모로 16% 가량 늘어났으며, 특히 2소켓 매출 비중이 높았다. 이는 올해부터 많은 기업에서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한 가상화 프로젝트 및 노후 서버 교체 등의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체별로는 한국HP의 성장세가 돋보였다. 한국HP는 지난해 3분기에 비해 출하대수는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 측면에서는 약 77% 성장을 달성했다.
이에따라 시장점유율은 무려 51%에 달했다. 출하대수는 2분기에 비해 약 400대 가량 감소한 1만 1600대를 기록했다. 대수 기준으로도 절반에 가까운 48%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한국HP에 이어 델코리아는 x86 서버 판매 2위를 차지했다. 델은 이 기간동안 약 38%의 성장율을 보였는데 시장 점유율 측면에서도 20%대를 기록했다.
출하대수 기준으로도 이전까지는 4000대 중반대를 기록했던 것에 비해 약 5300대를 기록하며 1000대 이상 늘었다. 이는 3분기 동안 인터넷 업체와 국내 제조업체 등에 대량으로 납품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IBM 역시 전년 동기 대비 약 33% 증가했지만, 출하대수 기준으로는 4000대에 못미치는 약 3900대를 기록했다. IBM의 경우도 델과 마찬가지로 전년 동기 대비약 1000대 가량 늘어난 것이다.
반면 한국후지쯔와 한국오라클(썬)은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했다. 한국후지쯔의 경우 대수 기준으로는 전년에 비해 소폭 늘어난 1200대 가량을 기록했으나 매출 측면에서는 감소했다. 이는 1~2소켓의 저가 제품의 판매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오라클은 대수 기준으로도 계속 줄어들어 약 200대 초반의 판매 대수를 기록했다.
기타(Other)로 잡히는 외산 브랜드 및 국내 서버 제품들의 대수도 지난해에 비해 약 1600대 가량 줄어든 2000대 초반의 출하량을 기록했다. 이는 고객들이 x86 서버 제품을 선택하는데 있어 브랜드를 중시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IBM, 공공 시장 상승세로 유닉스 시장 절반 이상 차지= 국내 유닉스 서버 시장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약 10% 가량 증가한 1600억원의 시장을 형성했다. 업체별로는 한국IBM의 비중이 계속해서 높아지면서 3분기에도 50%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IBM은 매출 기준으로 전년 대비 16%의 성장세를 기록하며 53.5%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전통적으로 소형(볼륨) 시장과 대형(하이엔드) 시장은 한국HP가 강했으나, 3분기에는 미드레인지(중형) 및 하이엔드 시장에서 한국IBM의 비중이 높았다.
이는 한국IBM이 올해 공공부문 최대 하드웨어 프로젝트 중 하나였던 교육과학기술부 차세대 행정정보시스템(NEIS) 인프라로 IBM의 ‘파워7’ 기반 유닉스 서버가 선정된 것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HP 역시 전년에 비해선 약 8%의 성장세를 기록했으나 시장 점유율 측면에서는 37%에 그쳤다.
한국후지쯔도 전년 동기 대비 약 18%의 성장세를 보였으나 시장 점유율은 약 4%에 그쳤으며 한국오라클의 경우도 약 16% 감소했다. 한국오라클의 경우 인수 이후, 시장 점유율이 계속하며 낮아지며 6%에 불과했다.
한국IDC 서버 담당 김용현 연구원은 “내년에는 공공 및 통신 시장에서의 수요 증가에 따라 서버 시장이 소폭 증가할 것”이라며 “x86 서버는 노후 서버 교체 및 통합 수요로 지속적인 증가가 예상되지만, 대형 프로젝트 중심의 유닉스 서버 시장은 평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