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아이폰4’ 효과, 3개월째 번호이동 순증…마케팅비 ‘양날의 검’
- KT, 10월 번호이동 시장서 총 1만6876명 유치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KT가 이동전화 번호이동 시장서 3개월째 웃었다. ‘아이폰4’ 효과 때문이다. 10월에만 10만명이 ‘아이폰4’를 개통했다. 이에 힘입어 KT는 SK텔레콤에서는 2개월째, LG유플러스에서는 3개월째 가입자를 빼앗아 왔다. 하지만 ‘아이폰4’는 보조금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방송통신위원회의 연간 마케팅비 가이드라인을 지키는 일에는 ‘빨간등’이 켜졌다.
1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 10월 이동전화 번호이동 시장 규모는 총 75만903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대비 19.6% 줄어든 수치다. 하지만 역대 번호이동 시장 10월 규모에서는 제일 높다. 2008년 10월 41만4673명, 2009년 10월 30만9407명을 합한 숫자 보다 많다.
◆스마트폰, 번호이동 시장 흐름 바꾼다=번호이동 시장은 이동통신 경쟁 척도를 알려주는 지표. 전통적으로 ‘상고하저(上高下低)’ 양상을 띈다. 경쟁이 심화되면 마케팅 비용을 많이 지출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연간 실적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상반기에 지출을 늘리고 하반기에는 줄이는 전략이 통신사의 기본 자세였다. 하지만 올해는 스마트폰이 폭발하면서 이같은 흐름이 깨졌다.
지난 9월 ‘아이폰4’의 가입자를 받기 시작한 KT가 10월에도 시장을 주도했다. 예약 가입 시스템이어서 경쟁사도 KT의 증가 규모를 예상할 수 있어 대응 수준에 따라 승패가 갈렸다. 결과만 보면 SK텔레콤은 소극적, LG유플러스는 적극적 대응을 했다.
KT는 지난해 1월 KTF와 합병 이후 처음으로 3개월 연속 번호이동 시장에서 경쟁사의 가입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10월에는 SK텔레콤에서 1만2318명, LG유플러스에서 4558명을 데리고 왔다. 모두 1만6876명이다.
SK텔레콤은 LG유플러스 이용자를 빼앗기는 했지만 KT로 나간 가입자가 많아 총 1만1360명이 이탈했다. 2개월째 순유출이다. LG유플러스는 3개월째 가입자가 빠져나갔지만 규모는 줄었다. KT에 내준 인원과 SK텔레콤으로 이동한 958명을 합쳐 5516명이 감소했다. 문제는 LG유플러스의 경우 아직 스마트폰이 제대로 구비되지 않았기 때문에 일반폰 보조금을 늘려 대응한 것으로 추정돼 마케팅 비용이 10월 크게 늘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이다.
◆KT, 방통위 가이드라인 준수 힘들 전망=한편 KT도 이런 추세가 마냥 즐겁지는 않다. 방통위 마케팅비 가이드라인이 부담이다.
‘아이폰4’ 보조금은 요금제 등으로 정해져 있어 마케팅 비용을 낮추기가 어렵다. 애플과 계약 관계로 제조사 보조금을 요구하기도 힘들다. 그렇다고 일반폰 보조금을 줄이기도 쉽지 않다. KT는 여전히 절대 가입자 비중에서 일반폰 사용자가 높다. 결국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기 위해서는 ‘아이폰4’ 개통량을 조절하는 수밖에 없다. 이마저도 예약 판매라는 시스템이 족쇄다.
이에 따라 11월 12월 두 달간 ‘아이폰4’ 개통량에 관심이 모아진다. KT는 방통위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려면 남은 두 달 관련 비용을 대폭 축소해야 한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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