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삼성전자가 선진 시장의 경기 둔화세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7일 삼성전자는 3분기 매출 40조 영업이익 4조8000억원의 내부 실적 전망치(가이던스)를 발표했다.
영업이익 4조8000억원은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는 수치다. 당초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5조원을 약간 웃도는 수준일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주요 선진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경기 둔화세의 진폭을 감안한다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지난 3분기 TV 등 완제품 부문은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TV 수요가 줄어들면서 주요 업체들이 재고 조정에 들어갔고 이는 곧 LCD 패널의 출하량 감소와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장원기 삼성전자 LCD 사업부 사장도 이와 관련해 “3분기 LCD 시황이 굉장히 안 좋았다”며 “4분기도 3분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증권가에선 완제품 부문과 LCD 부문이 모두 합쳐 5000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PC 시장의 성장세가 예상과는 달리 완만한 곡선을 그린 탓에 D램 반도체도 전 분기 대비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 등 녹록치 않은 상황이 전개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주력 제품인 DDR3 1Gb 128M 1333MHz는 올 상반기 2.7달러대까지 치솟았다가 지난 9월 2달러대 밑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신규 생산설비 증설로 3분기 D램 공급량이 25% 이상 증가한데다 앞선 미세공정 전환으로 원가경쟁력을 높인 것이 실적 선방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선 3분기 영업이익 4조8000억원 가운데 상당 부분인 3조 이상을 반도체 부문에서 냈을 것을 보고 있다.
휴대폰을 담당하는 무선사업부는 영업이익 1조원대를 회복했거나 이에 근접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올해 1분기 1조1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으나 2분기 스마트폰 라인업 부족으로 6300억원의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3분기에는 판매량 500만대를 돌파한 갤럭시S를 비롯 유럽 지역에서 판매되는 웨이브폰이 좋은 반응을 얻어 실적에 보탬이 됐다.
그러나 4분기 전망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전통적인 계절적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경기 둔화세에 따른 소비 침체가 본격화되면 TV 등 완제품의 수요 약세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와 맞물려 반도체 및 LCD의 가격 하락도 예상된다.
증권가에선 이 같은 이유를 들어 4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3조원대 중후반대로 형성될 것으로 추정한다. 이에 따라 올해 삼성전자에 기대를 걸었던 연간 영업이익 20조원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3분기까지 누계 영업이익은 14조2200억원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