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NHN이 오버추어와 광고대행 계약을 끊겠다는 소식을 들으셨나요? NHN이 NHN비즈니스플랫폼(이하 NBP)이라는 광고관련 자회사를 만들 때부터 예상돼 왔던 일이지만, 막상 현실이 되자 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이 이는 것 같습니다.
특히 국내 온라인 광고 분야에서 부동의 1위를 지켜왔던 오버추어의 운명이 바람 앞의 등불이 됐습니다. 네이버가 국내 검색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높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오버추어는 NHN(네이버)와의 관계가 끊기면 매출이 대폭 감소할 것입니다.
오버추어는 국내에 10만 명 이상의 광고주와 100개 이상의 대행사를 보유하며 최대 온라인 광고업체로 자리매김했지만, 이젠 이 지위를 유지하기 힘들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에서 야후닷컴의 영향력도 미미한 상태에서 오버추어까지 휘청거리게 되면 야후코리아의 입장은 더욱 난감해질 것입니다.(야후와 오버추어는 하나의 회사입니다)
일단 야후측은 네이버와 결별해도 다른 파트너들이 있기 때문에 큰 영향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야후는 지난 달 31일 아래와 같은 공식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야후!는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혁신적인 검색광고 플랫폼 중의 하나로서, 프리미엄 컨텐츠, 서비스와 디지털 상품은 물론 검색과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한국의 주요 회사들과 계속해서 파트너 관계를 유지해 갈 것”이라며, “이번 NHN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야후!는 네이버와의 잔존 계약 기간 동안 전략적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네이버 광고주들은 계약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비즈니스 방식에 변화가 없을 것입니다. 이외의 광고주들은 다음, 네이트, 파란 등 양질의 트래픽과 고객중심의 가치를 전달하는 기타 주요 검색 파트너들을 통해 야후!의 혁신적인 기술이 제공하는 혜택을 지속적으로 받게 될 것입니다.”
이 입장발표는 로즈 짜오(Rose Tsou) 야후 아시아지역 총괄사장 명의로 발표됐습니다. 한국의 일개 파트너와 계약 문제에 대해 아시아지역 총괄사장이 입장을 발표한다는 것 자체가 NHN이 오버추어에 얼마나 중요한 파트너였는지 보여줍니다.
하지만 야후의 이 같은 호기와는 달리 내년 이후 굉장히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 분명합니다. 네이버는 국내 검색 시장의 50%를 넘게 장악하고 있습니다. 비록 다음, 네이트, 야후, 파란 등 네이버 이외의 검색포털이 대부분 오버추어와 계약관계에 있다고 하더라도 네이버 점유율에 미치지 못합니다. 오버추어의 매출이 대부분 검색광고에서 나온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는 매우 큰 시련입니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국내 검색점유율 2위의 다음이라고 해서 언제까지 오버추어와 파트너로 남아있을까요? 다음도 1~2년 전부터 자체 광고 역량을 늘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다음 2분기 실적발표에 따르면, 자체광고가 차지하는 비중이 15%에 달합니다. 오버추어 비중은 55%입니다. 아직은 다음이 오버추어에 많이 의지하고 있지만, 자체 광고를 늘리기 위해 애를 쓰고 있습니다. 올 4월부터 4단에 있던 자체광고를 2단 프리미엄링크로 끌어올리기도 했습니다.
이런 정황을 볼 때 다음도 언제가 자체 광고 역량을 축적하면 오버추어와 결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물론 다음과 오버추어의 계약기간은 아직 많이 남아있다는 점이 야후로서는 위안이 될 것입니다.
이에 대한 야후의 대책은 무엇일까요? 가장 좋은 해결책은 야후닷컴의 검색점유율을 높이는 것입니다. 이 경우 네이버, 다음 등 파트너의 행보에 일희일비 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착화된 국내 포털시장에서 이는 요원한 숙제입니다.
또 하나는 새로운 시장인 모바일 광고 분야를 개척하는 것입니다. 아직 오버추어는 국내 모바일 광고 분야에서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바일 광고 시장이 비약적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기 때문에 오버추어도 이 움직임에 동참할 것입니다.
네이버를 잃은 슬픔을 모바일로 달래는 것이 현재 야후가 기대할 수 있는 최선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심재석기자 블로그=소프트웨어&이노베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