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LGT, 합병사 유리…휴대폰 제조사 ‘울상’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통신사 마케팅비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당초 계획대로 유무선 분야를 나눠 각각 매출액의 22%까지만 마케팅비를 쓸 수 있도록 했다.

방송통신위원회(www.kcc.go.kr 위원장 최시중)는 KT, SK텔레콤, LG텔레콤, SK브로드밴드 등 주요 통신사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비 가이드라인을 13일 발표했다.

이번에 발표한 가이드라인의 주요 내용은 ▲유무선 분리 각각 매출액 대비 22% 제한 ▲총액 한도에서 1000억원 유무선 이동 지출 허용 ▲단말기 매출액 총 매출액서 제외 ▲광고선전비 제외 ▲유무선 분리 회계분리기준 도입 ▲분기별 마케팅비 집행 실적 공개 등이다.

이번 방통위의 가이드라인 제정으로 이익을 보는 업체는 어디이고 손해를 보는 업체는 어디일까. 일단 KT와 LG텔레콤 등 유무선 합병사가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보다는 유리해졌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회사가 분리돼 있기 때문에 유선과 무선 매출액과 마케팅 비용을 상대적으로 파악하기가 쉽다. 유무선 통합을 실시한 KT와 LG텔레콤은 방통위가 작년 1년 동안 회계기준을 마련했다고는 하지만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작년 2분기 KTF와 합병한 KT는 유무선 마케팅비용 분리 공개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지난 1년간 공식적으로 밝힌 바가 없다. 합병 후 처음으로 지난 1분기 실적을 공시한 LG텔레콤도 유무선 분리 마케팅 비용을 투자자에게 제공하지 않았다.

통신사들이 방통위에 제출한 올해 매출액과 마케팅 비용을 살펴보면 전년대비 올해 절감되는 마케팅 비용은 SK계열이 가장 많다. SK텔레콤은 3200억원, SK브로드밴드는 900억원 등이 줄어들어 총 4100억원을 아낄 수 있다. KT는 무선에서는 3600억원이 감소하지만 유선에서 1500억원이 늘어나 총 2100억원이 축소된다. LG텔레콤은 무선에서 1300억원, 유선에서 1800억원이 낮아져 총 3100억원이 내려간다.

유동성이 부여된 1000억원은 KT와 LG텔레콤은 스마트폰에 SK텔레콤은 유선 재판매에 쓸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번 가이드라인 발표로 가장 큰 피해자는 휴대폰 제조사다. 통신사 마케팅 비용은 대부분 휴대폰 보조금에 투입되기 때문이다. 통신사가 쓸 수 있는 비용이 줄어든 상황에서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출고가를 낮추거나 제조사 비용 부담을 늘려야 한다. 또 방통위는 보조금 규제를 추가로 발표할 예정이다.

휴대폰 제조사 관계자는 “휴대폰 유통 구조 등은 그대로 둔 채 통신사들의 비용이 줄어들면 차액은 고스란히 제조사가 맡아야 한다”라며 “마케팅 비용 등은 시장 상황에 맡겨야 되는 사안”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