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내달 국내 출시, 스마트폰 시장 활성화되나
- 판매량 높지 않을 듯…이통시장 과열 경쟁 재연 우려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이 국내 출시 9부 능선을 넘었다. 빠르면 내달 말 KT를 통해 판매를 시작할 전망이다. ‘아이폰’ 출시는 답보상태에 있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을 활성화하는데 촉매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아이폰’ 자체 판매량은 그리 높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23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 수는 50만여명이다. 전체 휴대폰 사용자의 1%가 조금 넘는다. 단말기는 삼성전자가 독주하고 있다. 국내에서 지금까지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은 ‘T옴니아’로 약 11만대가 나갔다.
◆‘아이폰’, 스마트폰 관심도 끌어올릴 전망=하지만 세계 시장은 이미 스마트폰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떠올라 휴대폰 제조사와 이동통신사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특히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전체 휴대폰 시장은 역성장을 하고 있지만 스마트폰만이 두 자리수대 성장률을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활성화 되지 않았던 이유는 사용자들을 유인하는 것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은 ‘손 안의 PC’처럼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지만 마찬가지로 사용자가 아는 만큼 활용성이 높아지는 기기다. 모르면 오히려 일반폰 보다도 불편하다.
또 제품이 다양하지 못했다. 국내 제조사의 경우 삼성전자만 간간히 제품을 출시했을 뿐 LG전자와 팬택계열은 스마트폰 시장에 소극적인 입장을 견지해왔다. 올 초부터 SK텔레콤이 HTC 림(RIM) 소니에릭슨 등을 KT가 노키아의 단말기를 들여왔지만 시장에 큰 파급력을 미치지는 못했다.
이에 따라 ‘아이폰’ 출시는 일단 이용자의 관심을 스마트폰으로 돌리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휴대폰 제조사는 물론 이동통신사업자들 모두 이런 전망에 동의하고 있다. 다만 ‘아이폰’ 자체의 판매량은 높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마트폰 시장을 위해서는 ‘아이폰’ 거품이 꺼지기 전에 사용층을 늘리려는 노력을 전방위적으로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터리 교체 불가·AS 정책 등 판매량 발목 잡아=휴대폰 제조사 관계자는 “외국에서 팔리는 제품을 관심을 갖고 볼 때와 실제 사용할 때는 상황이 다르다”라며 “배터리와 AS라는 결함 때문에 출시 이후 한 달이 전체 판매고를 좌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통사 관계자는 “‘아이폰’으로 생긴 스마트폰에 대한 관심을 전체 서비스 영역으로 어떻게 확대시키는가가 관건”이라며 “‘오픈 마켓’ 등 무선 인터넷 서비스 시스템을 재정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아이폰 출시가 국내 이통사들의 보조금 경쟁을 다시 촉발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어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동일한 가격대의 제품 판매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차액은 이통사가 보조금으로 부담하는 형태다. 국내에서도 이런 계약이 이뤄질 경우 KT는 대당 50만원 안팎의 보조금을 써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KT는 일단 함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업체를 비롯 노키아 등 해외 단말기 업체와 계약시 형평성 논란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아이폰에 보조금이 높은 액수가 실린다면 다른 이통사도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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