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과 통신이 만나서 ‘하나 더하기 하나’가 ‘둘’이 되는 게 아니라 ‘넷, 다섯’이 될 수 있도록 시너지를 창출하는데 전념하겠다.”
17일 국회 방송통신특별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최시중<사진> 방송통신위원장 내정자는 모두발언을 통해 방송·통신 융합이 선진 한국으로 나아가는 데 동력이 될 수 있도록 관련 법·제도를 정비해 나가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방송의 독립성과 공익성을 확대하기 위해 어떠한 간섭과 부당한 압력에도 굴하지 않을 것이며 이를 지키기 위해 누구보다 앞장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최 내정자는 모두발언에서 방송·통신 규제정책에 대한 철학도 내비쳤다.
최 내정자는 “사업자 간 경쟁을 촉진해 국민들의 요금부담을 낮추고 신규 주파수를 확보해 방송·통신서비스의 도입 기반을 마련하겠다”며 “아날로그TV 방송의 디지털 전환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방송통신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는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 간 실질적인 화학적 융합을 위해서도 노력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최 내정자는 “과거 서로 다른 문화와 역사를 가진 두 개의 조직이었지만 앞으로는 화학적 융합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방송통신위원회가 되도록 모든 직원과 합심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그는 “대통령의 측근이 방송을 장악하기 위해 방송통신위원장에 내정됐다는 얘기에 마음이 아팠다”며 “남은 인생에서 방송의 독립성, 공정성을 해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날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내정자의 모두 발언 전문이다.
모두발언
존경하는 김덕규 위원장님, 그리고 위원님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방통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 최시중입니다.
먼저, 청문회 준비를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으신 김덕규 위원장님과 위원님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여러모로 부족한 제가 새로 출범하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초대 위원장 후보자로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을 더 없는 영광으로 생각하며, 한편으로는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저는 이번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면서 그동안 살아온 저의 인생을 겸허히 되돌아 볼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저는 1964년 동양통신 기자로 사회에 첫발을 디딘 이래 동아일보 방송뉴스부와 정치부 기자, 정치부장, 논설위원, 편집국 부국장을 거쳐 한국갤럽조사연구소 회장을 역임한 바 있습니다.
제가 몸담았던 언론과 여론조사 이 두 가지의 직종은 모두 독립성, 객관성을 생명으로 하는 직업이었습니다. 40여 년간 이 두 직종 속에서 직업이 주는 의식을 깊이 체화하고 훈련한 저로서는 방송통신위원회를 처음 생각했을 때 이 분야가 요구하는 독립성과 공정성이 전혀 낯설지 않았습니다.
아울러, 오늘의 세계를 정보화 시대로 본다면 신문이나 방송은 정보 산업의 3차 산업이고, 2차 산업은 연합뉴스나 통신이 이 역할인 것 같습니다. 이에 반해 여론조사기관은 정보산업의 1차 산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여론이 생성되고 난 후 통신과 방송, 그리고 신문에 전달된다고 본다면 저는 초기에 통신에서 기자 생활을 했다가 동아방송 및 동아일보에서 각각 기자생활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정보산업의 1차, 2차, 3차 산업을 모두 경험해 보았을 뿐 아니라 최고 경영자(CEO)로서의 직접 경영을 해 본 것은 정보화 시대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일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공직 후보자로 내정 받은 후 대통령의 측근이 방송을 장악하기 위해 이 자리로 온다는 얘기를 듣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저는 대통령과 잘 아는 사이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방송의 독립성, 공정성을 해치는 오류를 남은 제 인생에서 범하는 일을 없을 것입니다.
저는 오히려 방송의 공익성과 중립성을 확립하기 위해 저의 모든 경험을 쏟을 것이며 방송·통신 융합 발전의 초석을 세워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김덕규 위원장님, 그리고 위원님 여러분!
저는 솔직히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방송과 통신 분야의 세밀한 부분까지는 잘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미디어의 보편적 작동원리 및 그 영향에 대한 이해, 그리고 사회문화적 가치와 산업적 가치를 균형 있게 바라보는 식격은 있습니다. 더 나아가 21세기 선진화된 사회발전의 전망 속에서 미디어의 건강한 발전상을 조망하는 것들도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이미 선진국에서는 관련 기구가 통합되고 기업은 다양한 방송·통신 서비스를 자유롭게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는 IPTV 서비스 도입이 지연된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방송·통신 기구가 분리되어 있음에 따라 방송과 통신의 융합이라는 세계적인 흐름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방송통신위원회를 출범시킨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우리가 방송통신위원회를 중심으로 다시 한 번 역량을 결집한다면,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 혜택이 궁극적으로는 국민 모두에게 돌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현실인식을 바탕으로 방송·통신 융합이 선진 한국으로 나아가는데 힘찬 동력이 되는 동시에 우리 사회를 더욱 풍요롭게 기반이 될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은 일에 역점을 두어 추진해 나가고자 합니다.
첫째, 방송·통신 융합이라는 새로운 산업영역이 한국경제의 신 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관련 법·제도를 정비해 나가겠습니다.
방송과 통신이 만나서 ‘하나 더하기 하나’가 ‘둘’이 되는 게 아니라 ‘넷, 다섯’이 될 수 있도록 시너지를 창출하는데 전념하겠습니다.
둘째, 방송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공익성을 확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저는 존경하는 위원님들의 뜻을 받들어 독립성과 공정성을 해치는 어떠한 간섭과 부당한 압력에도 굴하지 않을 것이며, 이를 지키기 위해 누구보다 앞장설 것입니다.
셋째, 사업자간 경쟁을 촉진하여 국민들의 요금부담을 낮추고, 신규 주파수를 확보하여 새로운 방송·통신 서비스의 도입 기반을 마련하겠습니다.
넷째, 아날로구TV 방송의 디지털 전환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다섯째, 방송과 통신 서비스를 국민 모두가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복지 증대와 국민 통합에 앞장서겠습니다.
끝으로, 구(舊)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 직원 간 실질적인 통합이 될 수 있도록 조직 안정화에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과거 서로 다은 문화와 역사를 가진 두 개의 조직이었지만 앞으로는 화학적 융합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방송통신위원회가 되도록 모든 직원과 합심하여 노력하겠습니다.
존경하는 위원장님, 그리고 위원님 여러분!
저에게 방송통신위원장으로서 일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방송·통신 융합의 기틀을 마련하고 관련 산업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아울러, 항상 열린 마음을 가지고 국민들의 목소리에 겸허히 귀 기울이겠습니다.
저는 오늘 방송통신위원장으로서의 능력과 자질을 검증받는 이 자리에서 위원님들의 애정어린 지적과 조언을 가슴에 새기는 한편, 위원님들의 질의에 성실하게 답변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