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IT 핫이슈 진단①] 보조금 일몰, 이통시장 경쟁구도 어떻게 전개될까
올 해 국내 IT시장의 흐름을 좌우하게 될 주요 이슈들에는 어떤것들이 있을까.
당장 'IPTV'와 같은 통신방송 컨버전스분야를 비롯해 '보조금일몰', 'SK텔레콤의 하나로인수에 따른 통신시장의 구조변화', 'VoIP', '와이브로', '금융권 차세대시스템및 자통법 IT대응',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통합보안', '3세대 휴대폰', '디지털 모바일' 등 다양한 이슈들이 즐비하다.
특히 통신방송과 관련된 IT 분야는 '이명박 정부'의 정책적 결정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향후 논의의 전개에 시장의 관심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디지털데일리]는 신년기획으로 10회에 걸쳐 올해 국내 IT산업의 핫이슈를 진단할 계획이다. <편집자>
①보조금일몰
올 3월부터 단말기 보조금 규제가 완전폐지됨에 따라 이동통신 시장에 어떠한 판도변화를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보조금 정책은 18개월 이상 가입자에 한해 2년 동한 한차례의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게 돼있다. 하지만 올 3월 보조금 규제가 일몰됨에 따라 각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마케팅 전략에 따라 탄력적으로 보조금 정책을 시행할 수 있게 된다.
이미 정부는 보조금 일몰에 대비해 보조금 밴드(band)제를 통한 보조금 확대, 단말기종별 보조금 추가지급 허용, 과징금 부담완화 등 보조금 규제를 대폭 완화해 보조금 일몰을 준비하고 있다.
보조금 규제가 완전 철폐되면 가입자 유치를 위한 이통사들의 과잉경쟁이 발생해 또 다시 가입자를 빼앗아오기 위한 공짜폰 전쟁이 펼쳐질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는 이통업체들이 과거처럼 무차별적 보조금 살포를 통한 마케팅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라는 의견이 서로 상충되고 있다.
이동통신업계는 보조금 규제가 일몰되더라도 이통업체간 과잉경쟁이 나타날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무엇보다 마케팅 수단으로서의 보조금 지급이 별 효과를 보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통신비 20% 절감을 공약으로 내세워 이동전화 요금 인하 압력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무차별 보조금 지급은 이통사들에게 수익성 악화라는 부담으로 작용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다양한 결합상품 판매로 추가 요금인하가 가능해지는 만큼, 고객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는 것이 단순히 보조금 지급만은 아니다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지금까지 보조금 정책이 충성도가 높은 고객에게는 혜택이 없고, 오히려 수시로 서비스 업체를 갈아타는 '메뚜기'족들에게 유리했다라는 점, '메뚜기'들은 수시로 이곳저곳 옮겨 다니는 만큼 보조금 지급이라는 투자가 실질적인 효과로 나타나기 보다는 기존 고객들의 불만만 샀다는 점도 더 이상 무시하기 어렵게 됐다.
이에 따라 이통사들은 치열한 마케팅 전쟁보다는 요금인하와 서비스 경쟁을 통한 가입자 유치를 모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시장 경쟁구조는 보조금 경쟁에서 요금 경쟁체제로 바뀌어가고 있다"며 "보조금 규제가 일몰되더라도 오히려 올해보다 안정적인 마케팅 경쟁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을 필두로 KTF, LG텔레콤 모두 보조금 규모 인하에 나서고 있다. 오랜 기간 시행착오를 겪은 결과, 뺏고 빼앗기는 제로섬 게임의 도구였던 단말기 보조금 지급이 결과적으로는 기업 운영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것을 인식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 보조금 일몰 이후와 유사한 환경속에서 마케팅이 이뤄지고 있다"며 "보조금 규제가 철폐된다고 해서 가입자를 끌어모으기 위해 무차별적인 보조금 경쟁이 나타날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 여전히 과거 공짜폰이 판치던 사례에서 보듯이 가입자 유치를 위한 과열경쟁의 불씨는 남아있다. 특정업체의 점유율이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경우 극단의 처방이 바로 보조금 지급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시장 지배사업자인 SK텔레콤이 막대한 자금을 동원해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시장상황에 따라 수 많은 변수를 안고 있지만 보조금 일몰을 전후한 내년 이통시장은 보조금을 통한 뺏고 빼앗기는 혼탁한 경쟁보다는 오히려 요금인하를 통한 경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채수웅 기자> 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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