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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유럽 최대 공조 기업 인수 추진…데이터센터 집중 공략

옥송이 기자

삼성전자, 플랙트그룹 로고. [ⓒ삼성전자]
삼성전자, 플랙트그룹 로고. [ⓒ삼성전자]

[디지털데일리 옥송이 기자] 삼성전자가 대규모 인수·합병(M&A) 드라이브를 건다. 최근 삼성전자 자회사 하만이 미국 마시모 오디오 사업부를 인수한 데 이어, 유럽 최대 냉난방 공조 기업을 인수하며 고성장 중인 글로벌 공조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삼성전자는 14일 영국계 사모펀드 트라이튼(Triton)이 보유한 플랙트 지분 100%를 15억 유로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플랙트는 100년 이상 축적된 기술력을 가진 공조기기 업체다. 고객별 니즈에 맞춘 제품과 솔루션을 공급할 수 있는 라인업과 설계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안정적 냉방이 필수인 대형 데이터센터, 민감한 고서 및 유물을 관리하는 박물관·도서관, 유동인구가 많은 공항·터미널, 항균·항온·항습이 중요한 대형 병원 등 다양한 시설에 고품질·고효율 공조 설비를 공급해왔다.

특히 글로벌 대형 데이터센터 공조 시장에서 뛰어난 제품 성능과 안정성, 신뢰도 있는 서비스 지원 등으로 높은 고객 만족도를 확보하며 빠른 성장세를 지속해 오고 있다는 것이 삼성 측 설명이다.

플랙트의 데이터센터 솔루션은 에너지 절감을 통해 저탄소·친환경 목표 달성이 중요한 초대형 데이터센터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다. 냉각액을 순환시켜 서버를 냉각하는 액체냉각 방식인 CDU(Coolant Distribution Unit)에서도 업계 최고 수준의 냉각용량, 냉각효율의 제품군을 확보하고 있다.

공조사업은 다양한 시설에 최적의 공기를 공급하기 위해 온습도를 제어하는 것으로, 지구온난화, 친환경 에너지 규제 등으로 글로벌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공항, 쇼핑몰, 공장 등 대형 시설을 대상으로 하는 중앙공조 시장은 2024년 610억 달러에서 2030년 990억 달러로 연평균 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냉난방공조 가운데서도, 최근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냉각 분야에 초점 맞출 전망이다.

데이터센터 부문은 2030년까지 441억 달러 규모로 연평균 18%의 높은 성장률로 공조 시장을 견인하고 있으나, 글로벌 공급 경험, 최적의 설계와 솔루션 제시 역량을 갖춰야하는 등 진입장벽이 높은 산업이다.

삼성전자는 "생성형 AI·로봇·자율주행·XR 등의 확산에 따라 데이터센터 수요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글로벌 톱 티어 공조 업체 플랙트를 전격 인수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인수합병을 통해 삼성전자의 빌딩 통합 제어솔루션(b.IoT, 스마트싱스)과 플랙트의 공조 제어솔루션(FläktEdge)을 결합해, 안정적이고 수익성이 좋은 서비스, 유지보수 사업의 확대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가정과 상업용 시스템에어컨 시장 중심의 개별공조(덕트리스, Ductless) 제품으로 공조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24년 5월에는 미국 공조업체 레녹스(Lennox International Inc.)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삼성전자의 기존 판매채널에 레녹스의 판매채널을 더해 북미 공조시장 공략도 강화한 바 있다.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무대행사장은 "삼성전자는 AI, 데이터센터 등에 수요가 큰 중앙공조 전문업체 플랙트를 인수하며 글로벌 종합공조 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며 "앞으로 고성장이 예상되는 공조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지속 육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옥송이 기자
ocks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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