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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D, 대규모 HDD 희토류 리사이클링 프로그램 착수

김문기 기자
웨스턴디지털 AT EN610 NVMe SSD [사진=WD]
웨스턴디지털 AT EN610 NVMe SSD [사진=WD]

[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웨스턴디지털(WD)은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크리티컬 머티리얼스 리사이클링(Critical Materials Recycling, 이하 CMR), 페달포인트 리사이클링(PedalPoint Recycling)과 함께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 희토류 리사이클링 파일럿 프로그램을 개시했다고 18일 발표했다.

HDD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인프라의 핵심 디바이스로, 정밀한 데이터 읽기·쓰기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네오디뮴(Nd), 프라세오디뮴(Pr), 디스프로슘(Dy) 등 자기적 특성이 우수한 희토류 원소(Rare Earth Element, REE)를 활용한다. 그러나 기존 재활용 방식은 이러한 자원의 회수율이 극히 낮아, 대부분이 폐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웨스턴디지털과 협력사들은 이번 파일럿 프로그램을 통해 약 2만2700kg의 폐 HDD, 마운팅 캐디 및 기타 구성품으로부터 고부가가치 자원을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산을 사용하지 않는 중성 친환경 화학 공정을 적용해 환경 영향을 최소화했으며, 희토류 외에도 금(Au), 구리(Cu), 알루미늄(Al), 철강(Steel) 등 주요 금속 자원을 회수해 미국 내 공급망에 재투입했다. 해당 자원은 전기차, 풍력 터빈, 첨단 전자기기 등 다양한 산업에 활용될 수 있다.

이번 공정은 기존 방식 대비 높은 회수 효율을 기록했다. 마이크로소프트 데이터센터에서 수집된 자원을 활용해 희토류 및 금속 회수율 약 90%, 질량 기준 회수율 약 80%를 달성했으며, 경제성과 기술적 실행 가능성 모두를 입증했다. 생애주기분석(LCA) 기준으로, 기존 채굴·가공 공정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약 95% 절감하는 성과도 도출됐다.

현재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약 85%가 미국 외 지역에 집중되어 있으며, 미국 내 리사이클링 비율은 10% 미만에 불과하다. 이번 공정을 미국 내에서 상용화할 경우, 글로벌 공급망 안정성과 희토류 자립률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재키 정(Jackie Jung) 웨스턴디지털 글로벌 운영 전략 및 지속가능성 담당 부사장은 “이번 프로젝트는 스토리지 장치의 사용 후 관리에 대한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라며 “단순한 수명 주기 관리를 넘어, 폐기 장치를 핵심 자원으로 전환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고 밝혔다.

척 그레이엄(Chuck Graham)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소싱·공급망·지속가능성·보안 부문 수석 부사장은 “HDD는 데이터센터의 필수 구성 요소이며, 이번 프로젝트는 순환형 공급망 구축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는 점을 증명했다”며 “산업 전반의 폐기물과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기회를 확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사용된 비산성 중성 용해 리사이클링(Acid-Free Dissolution Recycling, ADR) 기술은 크리티컬 머티리얼스 이노베이션(CMI) 허브에서 최초로 개발됐다. CMI 이사 톰 로그라소(Tom Lograsso)는 “8년간의 연구개발을 통해 실험실 기술을 상용화 수준으로 확장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성과”라며 “HDD 수요가 증가하는 AI 시대에 본 기술의 활용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브라이언 디셀호스트(Brian Diesselhorst) 페달포인트 리사이클링 CEO는 “이번 프로젝트는 전략적 자원의 회수 가능성을 보여준 모범 사례”라며 “협업 기반의 지속 가능한 자원 회수 모델을 산업계에 제시했다”고 밝혔다.

프로젝트 관련 상세 내용은 웨스턴디지털 공식 블로그 ‘HDD 희토류 자원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다(Giving HDD Rare Earth Elements New Life)’ 및 기술 보고서 ‘대규모 첨단 재활용 및 희토류 회수(Advanced Recycling and Rare Earth Recovery at Scale)’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김문기 기자
moo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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