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뷰] '칼'의 극단적 이중성…디즈니+ '하이퍼나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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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칼'은 누가 잡느냐에 따라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 특히 메스로 통용되는 의학용 칼은 사람을 살리기 위해 만들어졌음에도,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 뜻하지 않게 누군가를 죽이는 용도로 활용된다.
오는 19일 공개되는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하이퍼나이프'는 이런 칼의 이중성을 다룬 메디컬 스릴러물이다. 17세에 의대에 수석 입학했을 만큼 천재로 불렸던 신경외사 의사 '정세옥(박은빈 분)'이 그의 스승인 '최덕희(설경구 분)'에 의해 나락으로 떨어지며 반목한 후 대립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극 중 세옥은 자신이 원하는 것은 어떻게든 쟁취하고 소유해야만 하는 집착적인 인물로, 스승 최덕희의 모든 것을 배우고 그처럼 완벽한 의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열정을 보인다. 인간의 신체 기관 중 '뇌'에 대한 연구에 몰두하는 세옥에게 무결점 권위자였던 덕희의 등장은 마치 이글거리는 사막 한 가운데서 만난 오아시스다.
그랬던 스승에게 철저히 배제당했던 세옥의 마음은 덕희에 대한 분노와 증오로 뒤바뀐다. 덕희 역시 세옥을 나락에 빠뜨리며 멀리했지만 죽음과 가까워지자 최고의 실력을 가진 제자에게 자신의 수술을 맡긴다.
하이퍼나이프는 이를 통해 인간의 극단적인 이중성을 제시한다. 존경심을 넘어 경외의 시선을 보냈던 세옥의 심리는 일련의 사건을 통해 증오로 변화했고, 멸시와 냉대로 일관했던 덕희 또한 위기의 상황이 오자 간절함과 동질감을 느끼며 이중적인 태도를 나타낸다.
극의 중심소재인 '칼' 역시 이중적인 소재로 활용된다. 메스를 들고 사람을 살렸던 의사 세옥과 덕희가 죽음의 인도자가 되는 도구로 칼을 들게 된다는 이중적 설정은 인간의 본연적 심연을 들여다보게 한다. 타이틀 하이퍼나이프 역시 '과도하게 흥분된 칼'이란 뜻으로, 어린 의사가 메스를 잡는 이중적인 행위를 표현한다.
대립각을 세웠던 두 사람의 관계에서 주도권을 잡은 세옥의 행보 역시 이중적인 선택지를 예상케 한다. 표면적으론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스승을 위해 다시 메스를 잡고 수술을 하느냐 마느냐의 선택지가 있을 것이고, 수술을 하게 되면 덕희를 살릴 지 죽일 지에 대한 선택의 기로에 선다.
덕희가 자신의 뇌간 악성종양을 제거할 의사로 세옥을 선택하게 된 배경도 이중성에 기인한다. 세옥이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미치광이 싸이코패스임을 알면서도 뇌에 대한 이해와 집착, 그리고 자신과 비견될 정도의 수술 실력을 가진 적임자라는 판단에서다. 집착과 광기에 휩싸인 세옥의 서슬퍼런 시선을 알면서도 자신과 닮아 있는 순수의 광기를 읽어버렸기 때문이다.
천재와 싸이코패스는 종이 한 장 차이라고 했던가. 하이퍼나이프 속 세옥과 덕희는 집착에 의한 광기, 그 이면에 내재된 인간의 극단적인 이중성을 다양한 측면에서 보여준다. 세옥이 광기를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인물이라면, 덕희의 경우 이를 철저히 감추다 본인의 필요에 의해 꺼내는 한 차원 높은 싸이코패스다.
지금까지 의학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면, 하이퍼나이프는 누군가 한 번쯤은 가져봤지만 겉으로 꺼내지 못했던 잔혹성을 적나라하게 표현한다. 메스로 인간의 몸을 긋는 행위도 선악 혹은 실력의 차이에 따라 생과 사를 결정할 수 있다는 메시지는 현직 의사·무면허 불법 의료 행위라는 직업의 음양적 구도를 통해 한층 선명하게 대비된다.
이처럼 하이퍼나이프는 칼이라는 소재를 활용해 인간의 이중성을 뿌리 깊게 파고든다. 집착과 증오가 빚어낸 '순수 악(惡)의 칼'을 통해 철저히 대립하는 두 사람의 이중적인 '메스'는 오는 19일 디즈니+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해당 리뷰는 디즈니+ '하이퍼나이프' 1·2화를 감상 후 작성한 리뷰입니다. 총 8부작으로 구성된 전체 회차와는 내용이 다를 수 있으니 참고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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