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한령 해빙 무드… K-게임 볕들 날 오나
[디지털데일리 문대찬 기자] 2016년 ‘사드’ 배치로 촉발된 한한령(限韓令)이 해제 수순을 밟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위축됐던 게임업계도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기회를 맞을 것으로 기대된다.
펑파이 등 중국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봉준호 감독의 영화 ‘미키17’은 지난 7일 중국 전역에서 상영을 시작했다. 한국 감독의 영화가 중국에서 상영된 건 2021년 이후 4년 만이다.
이로 인해 한한령이 해빙 무드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관측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해당 영화가 워너브라더스가 제작한 할리우드 작품으로 분류돼 상영이 가능했다는 해석도 나오지만, 최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개최를 계기로 한중 간 소통과 교류가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초 방중한 우원식 국회의장이 한류 문화 개방을 요청하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문화 교류는 양국 관계에서 매우 매력적인 요소”라며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이어 11월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 참석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중국은 이달 내로 문화사절단을 한국에 파견할 계획이다.
중국 정부가 한한령의 존재 자체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어, 해제 선언이 명문화될 가능성은 낮다. 다만 민간 차원의 교류 확대를 중심으로 점진적인 화해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키17 개봉은 이러한 흐름을 반영한 상징적 움직임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한한령으로 직격탄을 맞았던 게임업계는 화해 무드에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한한령 이후 중국 당국은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증) 발급을 사실상 중단했다. 세계 2위 규모의 게임 시장이 막히면서, 국내 게임사의 수출액 감소는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게임사들은 작년 판호를 받은 게임사를 중심으로 재차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엔씨소프트는 상반기 중 ‘블레이드앤소울2’를 중국에 선보일 계획이며, 시프트업 역시 ‘승리의여신: 니케’를 출시할 예정이다. 위메이드는 3분기 ‘미르M’의 중국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IP(지식재산)를 활용한 ‘카잔’을 현지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다만 중국 게임사들이 대규모 자본과 인력을 투입해 경쟁력을 키운 상황에서, 한국 게임사들의 중국 시장 재진입이 쉽지만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최근 몇 년 사이, 중국 게임들은 참신한 게임성을 바탕으로 한국 시장에서 꾸준히 영향력을 넓혀왔다.
중국 시청각디지털출판협회 게임위원회(GPC)에 따르면 중국 게임 수출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8.8%에서 2024년 8.89%로 소폭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국 게임의 한국 수출액은 13억5960만달러(약 1조9760억원)에서 16억4971만달러(약 2조4000억원)로 21% 늘었다.
이러한 흐름은 작년부터 더욱 뚜렷해졌다. 아이지에이웍스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2월 한 달간 중국산 게임 ‘라스트워: 서바이벌’과 ‘WOS: 화이트아웃 서바이벌’이 각각 361억원, 354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1, 2위를 차지했다. 중국 레니우 게임즈가 지난 1월 출시한 ‘I9: 인페르노 나인’도 매출 187억원으로 4위에 올랐다.
그럼에도, 장기간 침체했던 국내 게임업계가 돌파구를 찾기 위해 중국 시장 재진출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의 뜨거운 중국 시장 인기를 바탕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넥슨도 작년 중국에 출시한 ‘던전앤파이터모바일’이 대흥행하면서 국내 게임사 최초로 연 매출 4조원을 돌파했다. 중국 시장의 영향력이 막대한 만큼, 보다 정교한 공략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2017년부터 한한령 해제를 점치는 시각은 꾸준히 있었지만 매번 이렇다할 변화는 없었다”면서도 “작년부터 판호 발급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기류가 변했는데 혼란스러운 글로벌 상황과 맞물려 중국과의 화해 무드가 급물살을 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한국 게임들은 출시 후 뒤늦게 판호가 발급되는 탓에 트렌드에 맞는 게임을 중국에 선보이기 힘들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 문제가 해소된다면 한국 게임사들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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