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클로즈업] ‘양강’ 넥슨·크래프톤, 입 모아 “7조 목표”… 핵심은 IP
[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국내 게임업계 지형도가 넥슨과 크래프톤의 양강 체제로 굳어지는 모습이다. 주요 경쟁사들이 역성장한 가운데, 넥슨은 국내 게임사 최초로 매출 4조원을 돌파했다. 크래프톤은 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기록하며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벌렸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2024년 연간 매출 4조91억원, 영업이익 1조115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5% 증가했고, 영업익은 8% 감소했다. 크래프톤은 매출 2조7098억원, 영업익은 1조1825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41.8%, 54% 상승했다.
매출 규모에선 넥슨이 크래프톤에 크게 앞선 반면, 수익성에선 근소하게 뒤지면서 양강 구도를 이뤘다. 넷마블(매출 2조6638억원·영업익 2156억원) 정도를 제외하면 적수가 없다.
◆입 모아 “7조 매출 목표”… 넥슨 2027년·크래프톤 2030년
‘양강’의 지향점은 같다. 향후 몇 년 내 연간 매출을 7조원까지 확대하는 것이다. 넥슨은 2027년까지, 크래프톤은 2030년까지 이를 실현하겠다는 각오다.
이정헌 넥슨 일본법인 대표 이사는 작년 창립 30주년을 맞아 도쿄에서 진행한 자본시장 브리핑에서 오는 2027년까지 매출 7500억엔(당시 약 6조8775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같은 시기까지 2500억엔(약 2조3000억원)을 넘어서겠다고 강조했다.
크래프톤 김창한 대표는 11일 진행된 2024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계단식 성장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 향후 5년 내 매출 7조원, 기업가치는 2배 향상시키겠다고 밝혔다.
실제, 이들은 지난 몇 년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넥슨코리아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4년간 연평균 성장률(CAGR) 19%를 기록했다. 크래프톤은 5년간 연평균 20%의 성장률을 보였다. 국내 게임사 중 이들과 견줄 만큼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한 곳은 드물다.
◆핵심 전략은 IP… “멀티 IP 확장 vs 빅 프랜차이즈 구축”
7조 매출을 향한 핵심 전략도 IP(지식재산)로 동일하다. 지속성을 가진 경쟁력 높은 IP를 발굴하고 확장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 몸집을 불리겠다는 것이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와 ‘메이플스토리’ 등 기존 IP를 확장하는 ‘종적 성장’과 차세대 블록버스터 IP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횡적 성장’ 두 가지 축으로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예컨대 넥슨은 종적 성장의 개념에서 던전앤파이터 IP를 다양한 장르로 확장한 신작 ‘퍼스트버서커: 카잔’, ‘프로젝트 오버킬’ 등을 개발 중이다. 메이플스토리도 샌드박스형 플랫폼 ‘메이플스토리월드’, 블록체인 기반의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등 여러 형태로 선보인다.
횡적 성장 측면에선 ‘퍼스트디센던트’와 ‘더파이널스’에 이어 ‘아크레이더스’ 등 글로벌을 겨냥한 신규 IP를 발굴한다. 넥슨 대표 IP인 ‘마비노기’는 종적 성장의 한 축이다. ‘마비노기 모바일’을 비롯해 마영전을 기반한 ‘빈딕투스: 디파잉페이트’ 등이 베일을 벗을 전망이다.
이외 ‘빅앤리틀(big&little)’ 전략을 병행해 참신한 접근 방식의 게임으로 시장 영향력을 키워나간다. ‘데이브더다이브’ DLC(다운로드 가능 콘텐츠), ‘낙원: 더파라다이스’ 등이 대상이다.
크래프톤 역시 대표 IP인 ‘펍지(배틀그라운드)’를 기반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는 한편, 내외부에서 배틀그라운드를 이을 ‘빅 프랜차이즈 IP’를 발굴해 성장세에 고삐를 당길 계획이다.
크래프톤 배동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매년, 어느정도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출시하고 또 성공할 것인지 시뮬레이션을 거쳤다. 이에 5년 후 매출 7조에 대한 목표를 설정했다”면서 “60%는 펍지 IP 나머지 40%는 빅 IP 프랜차이즈로 구성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크래프톤은 다채로운 콘텐츠 업데이트와 컬래버레이션, 맵, 모드 등 핵심 콘텐츠를 강화해 펍지 IP 지속성을 높일 계획이다. 배틀그라운드 PC 버전의 경우 엔진 교체도 예정돼 있다.
아울러 펍지 IP 재미를 다양한 방향으로 해석한 ‘프로젝트 블랙버짓’과 ‘블라인드스팟’, ‘발러’, 익명의 신규 프로젝트 1종 등 총 4종의 게임을 순차 선보이며 생태계를 확장한다.
펍지에 견줄 빅 프랜차이즈 IP 발굴은 두 가지 방향에서 접근한다. 자체 개발비를 연간 최대 3000억원 규모로 확장하고, 스튜디오 제작 역량을 특화하는 등 ‘몸 만들기’에 나선다. 또외부 투자에 대한 기준을 더욱 고도화해 4가지 핵심 기준에 맞는 IP를 품에 안을 예정이다.
◆선두 경쟁 본격화…‘마비노기·카잔’에 ‘인조이’ 맞불
업계에서는 올해 이들의 선두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올해 처음 선보이는 신작들의 출시 일정이 공교롭게도 맞물리면서 경쟁 구도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넥슨은 오는 3월27일 마비노기 모바일을, 다음 날인 28일에는 퍼스트버서커: 카잔을 공개한다. 크래프톤은 같은 날 ‘인조이’를 스팀에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로 선보인다.
마비노기 모바일은 2004년 출시돼 서비스 중인 마비노기 기반의 신작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모바일·PC 크로스플레이를 지한다. 원작 특유의 낭만과 감성 넘치는 콘텐츠를 계승하면서도 모바일 버전만의 특색을 녹여낸 새로운 플레이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퍼스트버서커: 카잔 PC·콘솔 하드코어 액션 역할수행게임(RPG)이다. 3D 애니메이션풍 그래픽을 기반으로 화려하고 속도감 넘치는 액션 재미를 구현했다. 일반적인 소울라이크 형태 게임과는 달리 유연하고 다채로운 전투 스타일을 강조했다. 보스전을 치를 때마다 ‘도전 보상’을 제공해 직접적인 성장 체감이 가능한 것도 차별화 지점으로 꼽힌다.
인조이는 ‘심즈’ 이후 명맥이 끊기다시피 한 PC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게임 내 날씨를 조절하거나 테마를 바꾸는 등 꿈에만 그리던 세상을 창조할 수 있다. AI(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CPC를 통해 세계 내 다양한 캐릭터들과 생동감 넘치는 상호작용도 가능하다. CPC는 기존의 NPC(논플레이어블 캐릭터)와 달리 능동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캐릭터다.
세 작품 모두 장르가 달라 직접적인 경쟁 상대는 아니지만, 각 회사의 핵심 야심작으로 꼽히는 만큼 성과에 따라 한 해 실적의 희비가 엇갈릴 가능성이 크다.
특히, 넥슨은 최근 성장 곡선이 둔화된 상황이어서 신작이 기대만큼 흥행하지 못할 경우 성장세에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원(One) IP 리스크가 심화되면서 기업 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업황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넥슨과 크래프톤은 웃는 모습이다. 당분간은 이들 양강 구도가 이어질 것 같다”면서도 “이외 게임사들도 올해 다수 신작을 준비하고 있다. 흥행 산업인 만큼 신작 성과에 따라 얼마든지 구도는 바뀔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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