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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진격의 C커머스’…테무 韓 직진출 조짐, 틈새 파고들까

왕진화 기자
[ⓒ센서타워]
[ⓒ센서타워]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핀둬둬홀딩스(PDD) 자회사인 온라인 쇼핑 플랫폼 테무가 한국 시장에 본격적인 눈도장을 찍기 위한 움직임으로 활발하다. 약 1년 이상의 판매 사이트 운영을 통해 시장 점유율 확보에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14일 모바일 데이터 분석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지난해 테무는 한국 시장에서 전년 대비 139% 급증한 약 1400만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전체 모바일 앱 다운로드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고, 다운로드 성장 순위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기준 테무 전 세계 누적 다운로드 수는 9억건에 육박했다. 지난해 테무는 전 세계 40여 개국에서 전체 모바일 앱 다운로드 1위를 차지했다. 한국, 미국, 유럽, 중동 다운로드 순위에서는 1위에, 중남미와 일본 다운로드 순위에서는 2위에 오르는 등 파죽지세다.

또한,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테무 애플리케이션(앱)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823만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쿠팡(3302만명), 알리익스프레스(912만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이곳이 분석한 2024년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결제추정금액은 각각 3조6897억원과 6002억원이다. 합산 결제추정금액은 4조2899억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2023년 2조3228억원 대비 85% 증가한 수치다.

앞서 테무는 지난 2022년 9월 미국에서 처음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어 테무는 지난 2023년 7월 한국어 판매사이트를 개설해 영업을 개시했고 지난해 2월 한국 법인 ‘웨일코코리아 유한책임회사’(Whaleco Korea LLC)를 설립한 바 있다. 웨일코는 테무가 미국에서 설립·운영하는 법인명이다.

이후 1년여가 지난 현재, 지난 2023년 8월 당시 기록한 MAU 52만명 때와 비교하면 이용자 수는 17.5배로 폭증했다. 테무가 한국 시장의 성공 가능성을 점친 유의미한 이유로 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최근 미국이 중국발 커머스의 관세 면제를 폐지했기에, 테무가 미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한국 시장 직진출 속도를 내는 이유로 꼽힌다.

[ⓒ테무]
[ⓒ테무]

이러한 가운데 테무는 지난해 말부터 인사(HR), 총무, 홍보·마케팅, 물류 등 핵심 직군의 한국인 직원 채용 절차를 진행하는 등 직진출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는 모습이다. 인사 등 일부 직군은 이미 채용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테무는 한국 내 통합 물류시스템 구축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까지는 테무와 협업하는 복수의 통관업체에서 한국 내 ‘라스트마일’(주문한 물품이 고객에게 배송되는 마지막 단계) 물류를 담당해왔다. 현재 테무에서 발송하는 물품들은 CJ대한통운과 한진이 주로 담당, 배송하고 있다.

다만 앞으로는 본사 차원에서 공개입찰을 통해 한국 주요 물류업체와 계약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한국 이커머스 시장의 핵심이 된 물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테무의 이러한 움직임을 한국 사업 현지화 또는 시장 직진출을 위한 사전 작업으로 보고 있다.

중국 알리익스프레스의 한국 시장 공략 발자취를 테무가 밟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테무는 알리익스프레스의 한국 시장 직진출 과정을 곁에서 지켜본 경쟁 업체이기도 하다. 따라서 한국 시장 규제 이슈나 정부 정책 방향, 소비자 성향 파악 등에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은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예컨대 테무에 따르면, 이곳은 플랫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정기적인 품질 검사와 불시 점검을 실시해 제품의 안전성을 재차 확인하고,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제품에 대해서는 판매 중단 및 제재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아울러 소비자 보호를 위해 ‘신고 및 삭제(Notice-and-Takedown)’ 절차를 운영하고, 규정을 위반하는 제품을 신속히 조치하는 데 주력 중이다. 이는 한국 소비자의 중국 제품 및 위조·위해 제품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한편, 테무까지 직진출을 가시화할 경우 한국 시장은 국내외 이커머스 격전지로 지난해보다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쿠팡에 맞서 신세계와 알리익스프레스가 합작법인 출범을 예정했다. 이에 더해 네이버도 인공지능(AI) 기반 쇼핑앱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출시를 올해 상반기로 예고한 상황이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쿠팡과 네이버쇼핑을 중심으로 양강구도가 갈수록 거세지는 가운데 C커머스(중국+이커머스)와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이 이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을 지가 올해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왕진화 기자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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