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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설 불거진 롯데…신동빈 “지금 쇄신·혁신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어”

왕진화 기자
롯데는 9일 롯데월드타워에서 '2025 상반기 VCM'을 개최했다. 본 회의에 앞서 계열사의 AI 우수 혁신사례를 소개하는 'AI 과제 쇼케이스'를 진행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왼쪽)이 롯데케미칼의 'AI 기반 컬러 예측 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롯데]
롯데는 9일 롯데월드타워에서 '2025 상반기 VCM'을 개최했다. 본 회의에 앞서 계열사의 AI 우수 혁신사례를 소개하는 'AI 과제 쇼케이스'를 진행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왼쪽)이 롯데케미칼의 'AI 기반 컬러 예측 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롯데]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지금이 변화의 마지막 기회다.”

신동빈 롯데 회장이 9일 열린 ‘2025년 상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 현재 그룹이 놓인 어려움을 타파하고 대혁신의 전환점으로 삼을 수 있도록 고강도 쇄신을 주문했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그룹이 가진 자산을 ‘선택과 집중’을 통해 효율적으로 활용하며 지금의 난관을 돌파하자고 역설한 것이다.

롯데는 먼저 이날 VCM에 앞서 계열사의 AI 우수 혁신사례를 소개하는 AI 과제 쇼케이스를 진행했다. 앞서 신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목표로 “롯데만이 제시할 수 있는 혁신과 차별화된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우리의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자”고 주문한 바 있다.

또 본격적인 AI 시대를 맞아 “비즈니스 모델 창출과 비용 절감 등 유의미한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AI 내재화에 집중하자”고 당부했다. 이날 쇼케이스에서는 롯데 계열사들이 이러한 면모를 갖추기 위해 노력한 점을 엿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롯데이노베이트, 대홍기획 등 9개 계열사가 참여해 AI 우수 활용 사례들을 소개했다. 롯데이노베이트는 생성형 AI 플랫폼인 아이멤버(Aimember)를 활용한 회의록과 보고서 자동 생성 기능을 시연했다.

대홍기획은 광고 마케팅 플랫폼인 에임스(AIMS)를 실제 업무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를 선보였고, 롯데건설은 안전 관리에 AI 기술을 적용한 사례 및 구체적인 기능에 대해 소개했다.

신 회장은 롯데케미칼의 ‘AI 기반 컬러 예측 시스템’에 대한 설명도 들었다. AI 기반 컬러 예측 시스템이란 AI를 활용해 고객이 원하는 플라스틱 컬러 조합을 빠른 시간 내에 찾아 내는 것이다. 롯데케미칼은 AI 시스템 도입 이후 개발 생산 속도 증대, 엔지니어 기술역량 향상 등의 성과를 내고 있다.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가 9일 ‘2025 상반기 롯데 VCM(Value Creation Meeting, 사장단회의)’ 참석을 위해 롯데월드타워 1층 로비를 지나가고 있는 모습.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가 9일 ‘2025 상반기 롯데 VCM(Value Creation Meeting, 사장단회의)’ 참석을 위해 롯데월드타워 1층 로비를 지나가고 있는 모습.

쇼케이스가 끝난 직후 VCM이 진행됐지만 시종일관 엄중한 분위기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롯데그룹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진 이후 이뤄진 첫 VCM이었기에, 이날 사업군 총괄대표와 계열사 대표 등 80여명의 경영진 모두 무거운 발걸음으로 회의장을 향했다.

실제로 신 회장은 “지난해는 그룹 역사상 가장 힘들었던 한 해”라며 그룹 실적을 냉정하게 평가했다. 이어 “빠른 시간 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유형자산 매각, 자산 재평가 등 다양한 방안을 시행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로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위기가 일상이 된 지금, 우리가 당면한 어려움의 근본 원인은 외부환경이 아닌 우리 핵심사업의 경쟁력 저하”라고 단호하게 지적했다.

“지금 쇄신하고 혁신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 강조한 신 회장은 최고경영자(CEO)들에게 과거 그룹 성장을 이끈 헤리티지가 있는 사업일지라도 새로운 시각에서 사업모델을 재정의하고 사업조정을 시도해 달라고 촉구했다.

신 회장은 그룹의 본질적인 쇄신을 위해 CEO들이 반드시 지켜야 할 올해의 경영 방침으로 ▲도전적인 목표 수립 ▲사업구조 혁신 ▲글로벌 전략 수립 등을 제시했다.

신 회장은 관성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사업구조와 업무 방식 혁신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과거의 연장선에서 매너리즘에 빠져 목표를 수립하는 기존 방식을 바꿔야 한다”며 “도전적인 목표와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신 회장은 “국내 경제, 인구 전망을 고려했을 때 향후 그룹의 성장을 위해 해외시장 개척이 가장 중요한 목표”라며 신규 글로벌 사업 모색을 당부했다. 이를 위해 해외 시장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차별화된 사업 전략을 수립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춰 달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신 회장은 “지금이 변화의 마지막 기회임을 명심하고 이번 위기를 대혁신의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한 “우리 롯데그룹은 역경을 극복하는 DNA가 있어 IMF, 코로나 펜데믹 등 수많은 위기를 모두 돌파해왔다”며 “대표이사를 포함한 모든 임직원이 함께 노력한다면 어떤 위기도 반드시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는 당부로 VCM을 마무리했다.

왕진화 기자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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